얼마 전 창조경제사업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지난 3년간 창조경제사업에 21조5000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성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모 의원은 창조경제사업이 ‘박근혜 4대강 사업’이라고도 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펀드조성이 목표에 미달되고 현재 조성된 펀드 10%만 투자에 쓰였다는 비판도 있었다. 시제품 생산 성과가 적고 센터별로 구축한 장비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데이터만 보면 충분히 지적받을 만하다. 하지만 창조경제사업이 성과를 낼 만큼 충분히 무르익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제1호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한 지 만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대다수 센터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에 문을 열었다. 센터를 중심으로 한 창조경제사업 성과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을까? 센터 내 직원을 선발하고, 비품과 내부 정비만 해도 빠듯한 시간이다. 하물며 창업하고 지원하는 업무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씨앗창조경제는 이제 씨앗을 뿌렸을 뿐이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땅에 뿌리를 박고 나무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비바람을 견디는 거목으로 자라도록 기다려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창조경제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이제 뿌린 씨앗을 성과가 나왔는지 일일이 파서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창조경제 사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수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투자 대비 성과가 적다고 벌써부터 지적하는 것은 봄에 씨를 뿌리고 며칠 지나 열매를 수확하겠다는 것과 같다. 조급증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뜻이다.
창조경제는 한 정권의 정책 키워드가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다. 기업을 해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오랜 인고가 따르는지.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