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현장을 가다]<2>광신중학교

지난 22일 오후 광신중학교 컴퓨터실은 학생들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PC에 몰두해 뭔가를 작업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서너명이 함께 얘기하며 문제 해결책을 고민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소프트웨어(SW)교실이다. 대부분 학생은 3학년이지만 일부는 2학년생과 1학년생도 섞여 있다. 수업시간이지만 진행은 대부분 학생 주도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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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신중학교 SW동아리 학생들이 임베디드소프트웨어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SW프로그램을 배우는 동아리 시간이예요.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고 잘하는 친구가 도와주기도 해요.” 2학년 때부터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3학년 4반 김민수 군은 SW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만든 3D 영상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공전하는 모습을 입체영상으로 만들었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SW는 ‘SPL두이노’다. 국내 업체가 학생들 SW교육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블럭 단위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는 게 제품 특징이다. 임종익 교사는 “SW에 대한 기본 개념만 지도한 뒤 나머지는 학생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며 “창의성을 발휘 하는 수단이 바로 컴퓨터 기반 논리적 사고”라고 말했다.

직접 작성한 프로그램을 통해 앱제작, 전자기기 작동, 로봇작동 등을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알고리즘 원리를 깨닫도록 유도한다.

광신중학교는 지난 2001년부터 ‘정보’교과를 선택 교과로 지정하고 꾸준히 SW교육을 실시 중이다. 한때 정보교과 선택비율이 낮아진 때도 있었다.

임 교사는 “엑셀이나 한글을 다루는 방법 위주 교육을 했었는데 학생 흥미를 끌지 못했다”며 “지난 2009년부터 SW프로그래밍으로 내용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로봇, LED 등 기기를 접목한 SW수업은 학생들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중학교에서 정보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주로 컴퓨터 활용면에 초점을 맞춰 워드, 엑셀, 인터넷 검색 등을 가르치는 데 치중했던 탓이다. 학생이 직접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SW를 만드는 코딩 교육이 강조되는 이유다.

임 교사는 “SW는 논리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핵심도구”라며 “더 많은 학생들이 SW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 학교와 공조해 SW교육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학기에는 주변학교가 함께 참여하는 SW교육 관련 교사연수를 주관했다. 2학기에는 3D모델링 관련 공동 연수를 준비 중이다. 오는 11월에는 정보교과 SW 관련 단원 수업공개도 예정하고 있다. 임 교사는 “그동안 노력했던 성과를 주변 다른 학교와도 공유해 SW교육 확산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