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스토리지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추천됐다. 최종 경쟁제품 지정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서버·스토리지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중기경쟁제품)으로 추천했다. 중기중앙회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중기중앙회가 중기경쟁제품으로 추천한 서버와 스토리지는 각각 ‘x86 서버(CPU E3~E5 2.5GHz 이하)’와 ‘100테라바이트 이하 스토리지(캐시메모리 16GB 이하)’다.
이트론 등 국내 기업들이 당초 신청한 품목보다 범위가 다소 축소됐다. 국산 제품에 대한 품질 우려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중앙회 측은 신청 내용이 추천원칙(직접 생산 중소기업 10개 이상, 공공기관 연간 구매실적 10억원 이상 품목)에 부합하는 만큼 일부 범위를 조정한 방향으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중기경쟁제품은 국내 제조 기반을 둔 중소기업을 공공시장에서 우대하는 제도다. 3년마다 품목을 지정하는데 중기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은 해당 제품을 공공기관에 판매할 수 없다. 국내 1위 서버·스토리지 업체인 HP와 EMC의 공공시장 판로가 상당 부분 막힌다는 얘기다.
때문에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 여부는 업계 이슈로 부각했다. 사업에 심각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해당사자 간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국내 제조사는 외산장비 의존도가 심각해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외국계 기업과 협력사는 외산제품 차별이며 또 다른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중기중앙회 추천에 따라 이제 공은 중소기업청으로 넘어갔다. 중기청은 중기중앙회 추천을 토대로 다시 내용 검토에 나서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서버·스토리지 중기경쟁제품 지정 문제는 한발 내딛은 셈이지만 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앞서 고배를 마신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가 품목 선정 때에도 서버·스토리지는 중기중앙회 추천을 받았지만 중기청 심사에서 탈락했다. 관계 부처 등 의견 수렴 과정에서 품질과 사후서비스 등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제조사들은 단점으로 지적 받은 부분을 개선했다며 올해를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각오다.
제조사 단체인 컴퓨팅산업협회 김진택 사무국장은 “신뢰성과 AS를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꼭 중기경쟁제품으로 지정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다음달부터 검토를 시작해 연내 최종 품목을 결정할 예정이다. 12월 전까지 이해당사자간 치열한 격론이 예상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