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저전력 ‘소물인터넷’ 시대 눈앞···전용 칩·모듈·단말 속속 개발

저속·저전력으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단말 가격을 낮춘 소물인터넷(Internet of Small Things)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가스와 전기 원격계측, 사물지능통신(M2M) 등에서 소물인터넷 기술이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저렴한 비용과 범용성을 강점으로 사물인터넷(IoT) 시장 저변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무선통신협회(CTIA) 주관 무선통신박람회 ‘슈퍼 모빌리티 2015’에서 IoT 전문업체 텔릿이 소물인터넷용 통신 모듈을 공개했다.

소물인터넷은 수백Mbps에서 기가급에 이르는 초고속 네트워크가 아닌 10Mbps 미만 저속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킬로바이트 단위 적은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고속 네트워크에 필요한 고가 칩이 필요 없어 저렴하게 단말을 제작한다. 한 달 미만인 배터리 수명도 수년까지 늘어난다. 속도가 낮아지면 통신 커버리지도 넓어진다.

그동안 고속, 대용량 트래픽을 기반으로 자동차나 로봇 등 IoT 서비스보다 범용성도 훨씬 크다. 매월 수도, 전기, 가스 사용량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계측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버라이즌은 계측 외에도 다양한 사물지능통신(M2M) 분야에 소물인터넷을 사용할 계획이다. 포항제철이나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공업단지에서 자체 구축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홈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된다.

최근 주목받는 시그폭스, 로라 같은 저전력 장거리(LPWA) 통신 기술이 대표적 소물인터넷 기술이다. 텔릿이 선보인 모듈은 롱텀에벌루션(LTE)을 활용해 소물인터넷을 구현하는 카테고리1(Cat.1) 기반이다. 국제표준화단체 3GPP는 카테고리1 속도를 하향 10Mbps, 상향 5Mbps로 정의했다. 더 느린 카테고리O는 하향 속도를 1Mbps로, 더 발전한 카테고리M은 220kbps까지 속도가 낮아진다.

텔릿은 이스라엘 칩 제조사 알테어(Altair) 칩을 모듈에 장착했다. 연내에 인텔 칩, 내년 초엔 퀄컴 칩을 사용하는 모듈도 선보일 계획이다. 칩이 개발되면 몇 달 안에 전용 단말도 나온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전용 단말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준 텔릿코리아 이사는 “이번에 선보인 모듈은 파워세이빙모드(PSM)를 활용하면 6000㎃h 배터리 용량으로도 최장 12년까지 쓸 수 있다”며 “해당 모듈을 버라이즌이 테스트하고 있어 이르면 연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이다. SK텔레콤은 에릭슨, 노키아 등 장비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다수 제조업체와 모듈·단말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KT는 시그폭스와 협력을 논의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에 한창이다. 제조사 중에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소물인터넷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봉열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소물인터넷은 규모가 작은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관련 서비스와 앱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 면에서 IoT보다 훨씬 크고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전용 단말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물인터넷 개요

자료:업계종합

저속·저전력 ‘소물인터넷’ 시대 눈앞···전용 칩·모듈·단말 속속 개발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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