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IT스타트업 새로운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IT 인큐베이터는 1600개를 넘었고 8만개 이상 스타트업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종사하는 인원은 175만명에 달한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IT스타트 업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 강한 의지와 각 지자체 적극적인 지원이 한몫 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올 초 스타트업 기금 조성을 위해 65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전역에 IT스타트업 50만곳 이상이 머물 수 있는 115곳 하이테크 공원 조성방안도 승인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선택된 IT스타트업에 60만위안을 제공했다. 선전시 정부는 지난달 IT스타트업 제조공간 조성에 500만위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가 소유 대학도 학생들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중의약대학교 수석 마테 리우는 “학교에서 선택 과목으로 직업 훈련을 제공 중”이라며 “강의에선 사업을 시작하는 방법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고속철도, 국도, 국영기업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만 투자를 해왔다. 경제 성장을 한 번에 부흥시킬 목적에서다. 하지만 최근 고용 기회와 사회 이동성에 초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 중이다. 급성장하는 모바일 인터넷과 IT스타트업 부흥에 주목해 관련 법안을 만들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들 관심도 커졌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올 초부터 선전에 있는 3개 IT스타트업을 방문한 바 있다. 지난 5월 그는 베이징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중관춘 지구를 둘러봤다. 그곳에 있는 유명 IT스타트업 대표와 인근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즐겼다. 그는 심지어 DIY 마니아들이 모인 IT업체에 “엄연한 제조업체”라며 향후 그들의 제품 제조 공간을 방문할 것이며 관련 경제 정책 활성화도 약속했다. 중국 국영 TV의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뉴스 프로그램에선 혁신과 IT기업가 정신을 보도하는 게 정규 세션으로 포함됐다.
최근 중국 IT스타트업은 야망찬 중국 젊은이에게 가장 멋진 직장이다. 6년전 만 해도 중국 청년이 부모님에게 대학을 졸업한 뒤 스타트업에 합류하겠다고 하면 이를 반대했다. 실제 중국TV 뉴스에 나온 예 제웨이라는 청년은 “자신 부모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베이징에서 설립된 신생 업체에 가겠다고 했지만 행복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