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요 그룹 연말인사, 재도약 계기돼야

올해 기업들은 어디나 할 것 없이 혹독한 시련기를 보냈다. 중국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치면서 수출은 곤두박질쳤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터라 중국산 제품 공세는 기업 수익성을 꺾어놓았다. 대기업부터 힘들어지니 협력사를 거쳐 유관 업종 중소기업까지 어려워졌다.

주요그룹사는 올해 결산을 앞두고 고심이 깊다. 내년 사업계획을 짜야 할 때지만 방향조차 잡히지 않는다. ‘시계 제로’ 글로벌 경제 환경이 지속되면서 위기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기업은 위기를 인사와 투자로 극복한다. 주요 그룹 연말인사에 유난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런 상황 논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인사 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전망은 그룹이 안고 있는 위기감 크기에서 나온다.

연말 그룹 인사가 사실상 내년 우리 기업·시장 전체 분위기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시기·전략상 매우 중요하다. 투자, 채용 등 기업활동 대부분은 시류를 탄다.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기세나 기운도 깊이 작용한다.

요즘처럼 수출 부진에 내수 침체, 주가하락 등이 겹치면 나라 전체가 우울해진다. 신명나는 기운이 퍼져야 소비가 일어나고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다. 돈을 벌어야 기술 투자가 일어나고,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늘릴 수 있다.

주요 그룹 연말인사를 계기로 전열이 재정비되고, 대한민국 산업·경제가 재도약하는 전환이 일어나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순탄해지고 결국 국민이 생활할 수 있다.

우리는 IMF 외환 위기, 두 차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훌륭하게 극복한 DNA를 갖고 있다. 위기에서 더 잘 뭉치고, 다 함께 고비를 넘어서려는 국민성을 갖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 기업을 다시 뛸 수 있게 하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다.

주요 그룹이 올 연말을 고비로 다시 크게 도약하는 2016년을 맞이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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