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일본 출판 시장이 전자책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가 출시돼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던 대형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도 전자책 시장 개척에 나섰다.
닛케이신문은 일본 출판 콘텐츠 시장이 변화 기로에 서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사용 확대에 편리한 전자책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임프레스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유료 전자책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지난 5월 기준 13.5%를 차지했다. 4년 전 조사와 비교해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전자책 이용자가 늘어나며 시장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오는 2019년에는 3400억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4년 일본 전자책 시장 규모는 1411억엔으로 전년 대비 39.3% 급증했다.
특히 폭발적인 팽창을 이룬 분야는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잡지 시장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88% 증가하며 145억엔 규모를 기록했다. 슈에이사 등 인기 잡지를 출판하는 대형 출판사가 최근 스마트폰 전자책용 앱을 개발하는 등 시장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전자 잡지 시장은 2019년 510억엔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며 오프라인 서점 영향력은 약화됐다. 일본에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변환된 도서는 18만권으로 전체 전자책 중 4분의 1 수준이지만 기존 출판 업계에 미친 영향은 컸다. 일본 종이 출판물 추정 매출액은 지난해 1조6065억엔으로 가장 많았던 1996년 대비 약 1조엔이 감소했다. 서점 수는 10년간 5262개가 문을 닫았다.

일본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 업계는 종이책 시장 감소 전망에 맞춰 빠르게 변신 중이다. 다이니혼인쇄는 전자책을 사용해 볼 수 있는 카페를 열었다. 매장에 비치된 전자책 단말기로 소설이나 잡지 등 다양한 도서를 읽을 수 있게 했다. 어린아이부터 노령층에 이르기까지 아직 낯선 소비자에게 전자책 사용법을 소개한다는 목표다.
카토 요시노리 다이니혼인쇄 그룹사 투디팩트 사장은 “종이책 수요가 아직 강하지만 음성이나 영상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살려 지금까지 없던 책으로 전자책 시장을 개척 중”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서점은 매장 내 전자책 판매를 시작했다. 소비자는 서점에서 책을 둘러본 뒤 표지가 인쇄된 카드를 계산대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후 바코드나 인증번호로 다운로드 받아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일본 전자책 구입 이유 설문조사 / (자료: 임프레스 종합연구소, 2015년 3월, 중복응답)>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