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 티엘아이가 첫 사물인터넷(IoT) 제품 양산 초읽기에 돌입했다. 주로 전자기기용 칩을 공급했으나 신발과 병원 등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국내 대기업도 진출을 서두르는 시장으로 발빠르게 대응해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티엘아이(대표 김달수)는 신발 안창(인솔) 형태로 센서를 적용해 보행 속도·압력·밸런스를 비롯해 전체 활동을 분석하는 `스마트깔창`을 개발했다. 국내 대형 신발 제조사와 공급을 논의하고 있으며, 대형 병원과 협력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티엘아이 스마트 깔창은 발 움직임을 분석해 이용자가 걷고 뛰고 계단 오르내리기 등 여러 행동을 감지·분석한다. 균형있게 걷지 않고 한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등 보행 특징을 모두 감지해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다. 병원 전문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평소에 스스로 보행 패턴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신발 안창에 내장한 압력센서와 관성센서가 보행 패턴이나 특정 질환을 분석한다.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무선통신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스포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용 빅데이터를 구축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티엘아이는 지난 2011년부터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센서 설계전문 자회사 센소니아를 설립하고 유니버셜플래시스토리지(UFS)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 새로운 칩 설계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스마트 깔창에 티엘아이 칩과 분석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국내 신발 제조사와 협력해 스마트 깔창을 넣은 신발을 빠른 시일에 출시하는게 목표다. 국내 한 대형 병원과 보행 패턴을 연구해 특정질환을 분석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티엘아이 측은 “스마트밴드에 국한된 웨어러블 기기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손목에서 발로 웨어러블 기기 영역을 확장하는 첫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깔창은 웨어러블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티엘아이를 비롯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신발 깔창에 센서를 내장, 걸음걸이를 교정하거나 신체 활동량을 측정하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흐름이 가시화됐다.
올바른 달리기 자세나 골프 자세 교정 등에도 활용할 수 있고 환자나 노인 재활 치료에도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다.
신발 제조사들도 스마트깔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운동화와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해 운동량과 거리 등을 측정하는 서비스는 상용화했지만 개개인 족적 데이터를 분석하면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처방이 가능해진다. 올 연말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신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