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업계 강자이자 라이벌인 ASE에 인수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대만 반도체 패키징 업체 실리콘웨어프레시전인더스트리스(SPIL)이 폭스콘일렉트로닉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고 디지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양사 간 협력은 폭스콘 주식 1주를 SPIL 1주와 1대2.34 비율로 교환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이번 계약으로 폭스콘은 SPIL 최대주주가 된다. 주식이 바뀌고 자본이 증가하면 폭스콘은 SPIL 주식 중 8만4060주를 갖게 된다. 이는 SPIL 전체 주식의 21.24%다. SPIL은 폭스콘 주식 3만5923주를 갖게 돼 전체 지분의 2.2%를 확보한다.
전문가들은 이 협력이 업계 경쟁사인 어드반스드세미컨덕터엔지니어링(Advanced Semiconductor Engineering, ASE)의 공개 매수 입찰에 방어용이라고 분석했다. ASE는 최근 SPIL 지분 25%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SPIL과 폭스콘은 또한 시스템인패키징(SiP), 통합팬아웃(InFO), 웨이퍼레벨패키징(WLP) 등 진보한 패키징 기술분야에서 손을 잡을 예정이다. 내장형 기판(embedded substrates) 등 패키징 소재 기술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SPIL 측은 이번 파트너십으로 폭스콘의 표면실장기술(SMT)·연성회로기판(FPCB)·모듈 조립 기술을 자사 공정 중 하나인 와이어본딩-WLP에 결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영역에서의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 한편 ASE 측은 두 회사 파트너십 이후에도 SPIL의 주식을 그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