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2014년 5월 최초로 공개해 올해 시범운행이 시작될 예정인 새로운 버블형 자율주행차(Bubble-Shaped Self-Driving Car)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단순한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등 전통적인 자동차의 조작장치를 모두 제거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했다.
또 출발 버튼과 비상 정지 버튼만을 장착하고 사용자가 음성으로 목적지를 입력한 후 출발 버튼을 누르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단순함을 극대화했다. 자동차 사고의 90% 정도가 운전자 조작 실수나 익숙하지 않은 차량 조작으로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운전자와 자동차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해 사고 감소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지능력이 저하된 고령자와 혼자서 이동하기 힘들었던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어 이동수단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에서 공개된 벤츠 자율주행차인 F015에도 관심이 높다. 외관과 인테리어에는 간결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운전자-차량 인터페이스는 최소화했다는 점이다.
물론 미래기술 상징인 자동차 콘셉트에서 그간 많은 미래지향적인 미니멀 디자인이 적용돼 왔지만, 음성인식, 센서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미니멀 차량-운전자 인터페이스가 가능하게 됐고 그만큼 공간이 확보되면서 인테리어 역시 새로운 디자인 시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구글과 벤츠보다 애플이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추진 중인 타이탄 프로젝트가 단연 화제다. 2020년을 목표로 1000여명의 인력과 2000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현재 기존 완성차 업체 인사들과 테슬라모터스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하고 테스트사이트를 물색하는 등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함께 자동차를 포함한 ‘iEverything’ 완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윈드실드에 터치스크린이 장착될 것이라는 소식이 글로벌 이쿼티스 리서치에 공개되면서 자동차에 적용되는 새로운 혁신적 디바이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터치스크린 사용자경험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기존 아이맥(iMac)에 적용했던 27인치 디스플레이를 넘는 50인치 대형으로, 그간 미래 자동차 인터페이스로 관심이 높았던 음성인식을 넘어 제스처 인식도 가능한 새로운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애플 사용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사용자경험 시도는 이미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에서 그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모든 조작기를 17인치 터치스크린 방식 디스플레이에 배치해 전장 인테리어를 단순화했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운전자 시각 분산에 따른 사고를 줄이기 위해 준수하는 일본자동차생산자협회(JAMA)와 미국 도로교통안전청 등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차량 주행 중 비디오 시청 및 인터넷 활용 금지, 과도한 조작 금지를 모두 허용해 미국 내에서 안전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자동차는 이제 더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자동차가 아니라 일상생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최근 우리나라에 미래성장동력으로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높다. 문제는 주행기술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자율주행차 경쟁력의 핵심은 운전자의 기능이 없어짐에 따라 그간 차량에서 누릴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꾸준한 연구개발을 추진한 미국 등 자율주행차 기술선도국과는 기술격차가 있다. 주행기술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새로운 사용자경험 기술개발이 없다면 향후 자율주행차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글은 2017년 애플은 2020년 자율주행차를 시판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매킨지는 완벽한 기술개발과 규제를 넘기 위해서는 15년이 더 걸린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사용자경험 개발을 위한 시간은 많지 않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 doowoncha@kis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