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나소닉이 이미지솔루션 사업을 강화한다. 카메라 사업에서 얻은 광학·이미지 처리기술을 스포츠 분석, 3D프린팅 등 융·복합 사업에 응용한다. 회사를 기업 간 거래(B2B)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다.
파나소닉은 지난달 17일부터 일본 오사카 우메다 ‘파나소닉 오사카센터’에 ‘3D포토랩’을 운영하고 있다.
4K(3840×2160) 해상도 자사 하이엔드 카메라 루믹스 ‘DMC-GH4’ 모델 120대를 360도로 배치해 1000분의 1초 속도로 동시촬영, 20억화소의 3D 영상정보를 확보해 이를 3D프린터에서 천연색 ‘피규어’로 출력한다. 기존 핸디 스캐너로 촬영할 때에는 인물이 10분 이상 부동자세로 있어야 했던 것을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두 명 동시 촬영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사이토 히로시 파나소닉 이미지개발센터 사업개발부장은 “디지털카메라의 새 가능성에 도전하기 위해 3D포토랩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파나소닉이 독일 SAP와 공동 개발한 화면 속 경기 자동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파나소닉 이미지 솔루션 사업을 이끌고 있다. ‘3D포토랩’은 경기 분석 시스템에 이은 파나소닉의 두 번째 이미지솔루션 융·복합 프로젝트다.
사이토 부장은 “이미지솔루션은 일본의 수준 높은 광학·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3D포토랩에서 1회 촬영 시 발생하는 2GB 이상 용량의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한다.
특히 일반 소비자에게 파나소닉 카메라의 다양성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이미지솔루션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3D프린팅’을 선택했다.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피규어로 간직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개장일부터 하루에 평균 120여명이 센터를 찾아 3D 전신촬영을 체험한다.
피규어 출력물 구입에는 5만엔가량이 들지만 색다른 경험과 희소성으로 주말 등 인기시간 대에는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프린터는 미국 3D시스템스 제품을 사용하며 소재로는 가루 형태의 ‘플라스타’가 쓰인다. 완성품 제조까지는 3주가 소요된다.
파나소닉은 3D포토랩 운영을 위해 일본 3D스캐닝·프린팅 전문기업 ‘I Jet’과 제휴하는 등 3D프린터 사업 가능성도 모색한다. 직접 3D프린팅 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3D프린팅에 필수인 3D스캐닝이 카메라와 광학 이미지 처리기술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사이토 부장은 “일본은 소니, 캐논 등 많은 세계적 브랜드가 있는 카메라 강국”이라며 “파나소닉은 카메라 완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이미지를 분석·활용하는 솔루션 사업을 연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등 후발주자보다 앞서 광학기술을 활용한 이미지솔루션 시장을 선점한다는 자신감이다.
오사카(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