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자동차 연비 및 온실가스 규제를 대폭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차량에 가점을 주는 유연성 제도를 도입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일명 ‘에코 이노베이션’ 기술을 적용한 차량의 효율을 일정 부분 추가로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에코 이노베이션 기술에 의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에너지 소비효율 개선 효과 인정 지침’ 예규를 연내에 마련한다.
예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연비 개선 기술을 적용한 차량에 그 효과를 실적 산정 시 추가로 인정하는 규정을 담는다. 2020년까지 국내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이 ㎞당 97g으로 대폭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업체들의 친환경 신기술 채택을 독려하기 위한 보완 조치다.
에코 이노베이션 기술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에어컨 냉매를 비롯해 △공회전제한장치(ISG) △고효율 LED 헤드라이트 △엔진룸 단열 및 열관리 기술 △발전기 효율 향상 △태양전지 등 15개 기술이다. 이들 기술을 채택한 신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 14g까지 추가로 인정한다. 연비는 리터당 3.5㎞ 내에서 추가 효율을 인정한다.
박판규 환경부 교통환경과 사무관은 “신차에 친환경 기술을 탑재하면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추가로 인정하는 유연성 제도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도 시행하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비용 효율적으로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에코 이노베이션 대상이 되는 기술과 인정량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 인정은 기술 목록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상이 되는 기술과 추가 인정량이 확정되면 업체는 신차 개발 시 이 기술들을 적용해 실제 인정 연비를 추가로 낮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연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함께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도 다양한 신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원가 및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이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