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제 부작용 줄인 인슐린 대체 핵산물질 개발

한국과 스웨덴 공동 연구진이 혈당은 효과적으로 낮추면서 인슐린으로 인한 암 발생이나 동맥경화 같은 부작용 위험은 줄인 새로운 핵산물질을 개발했다.

류성호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진과 함께 인슐린 수용체에 인슐린과는 다른 방식으로 결합, 혈당은 낮추면서 인슐린과 같은 부작용은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핵산물질(Aptamer) ‘IR-A48’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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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핵산 분야 국제학술지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 8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IR-A48에 의한 포도당 흡수의 선택적 증가의 과정. IR-A48에 의해 활성화된 인슐린 수용체는 세포증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MAPK 경로는 활성화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포도당 흡수에 중요한 PI3K-AKT 경로는 높게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IR-A48이 처리된 세포는 혈액으로부터 포도당 흡수는 높아지지만, 세포증식은 나타나지 않는 선택적인 기능 활성화를 보였다.

당뇨환자의 혈당 조절에 사용되는 인슐린은 세포증식을 과도하게 촉진, 암 발병이나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인슐린 투여에 따른 세포증식 촉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은 없는 상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인슐린 수용체에 강력하게 결합하는 핵산물질(압타머)들을 발굴했다.

이 가운데 IR-A48이 인슐린과 유사하게 인슐린 수용체를 활성화해 혈당을 낮추면서도 세포증식은 촉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단일 가닥의 DNA 혹은 RNA로 이루어진 핵산물질인 압타머는 항체처럼 다양한 표적에 강력하게 결합하지만 생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항체와 달리 실험실에서 화학적 합성으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

IR-A48은 인슐린 수용체에서 각종 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인슐린성장인자-1(IGF-1) 수용체에는 결합하는 인슐린과 다른 위치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슐린 수용체에 있는 7개의 아미노산(티로신)을 모두 활성화하는 인슐린과는 달리 단 한 개(Y1150)만 활성화해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유지하면서 세포를 증식시키는 부작용은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IR-A48은 지방세포에서 포도당 흡수를 인슐린만큼 높게 증가시켰다.

포도당 흡수 증가에 의한 혈당 강하는 IR-A48을 실험쥐에 정맥주사로 투여했을 때도 똑같이 나타났다. 반면 인슐린에 의해 세포분열이 증가하는 암세포주(MCH-7)에서는 세포분열을 전혀 증가시키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압타머를 이용해 인슐린 수용체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례로 신약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류성호 교수는 “IR-A48이 기존 당뇨 치료제의 문제를 해결할 진보된 치료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수행 중인 전임상 연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비임상 및 임상 단계를 거쳐 실용화하는 데 7∼8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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