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과학, 이번주엔]국내 최초 원자로 `고리 1호기`, 시험 송전 시작

1977년 8월 20일,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가 시험 송전을 시작했다.

1970년대 한국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수입해 사용했다. 당시 경제상황에서 에너지 수입에 대한 부담은 매우 컸다. 때문에 에너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위해 원자력발전을 도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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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고리1호기 기공식 장면

첫 상업용 원자로 건설지역은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고리로 정해졌다. 고리는 원자로를 설치하기 좋은 암반이 있고 냉각수 사용과 기상 조건 등이 적합해 부지로 선정됐다.

고리 1호기는 1971년 11월 착공해 1977년에 완공됐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가압형 경수로이며, 시설용량은 58만7000㎾다. 핵연료도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했다. 총 공사비는 외자 1억5700만 달러를 포함해 약 1428억원이 들었다.

완공 이후 6월에 원자로를 점화하고, 8월 20일 시험 송전을 했다. 이후 각종 시험 등을 거쳐 1978년 4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고리 1호기 준공으로 한국은 세계 20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 인도에 이어 3번째로 원자력발전소 보유국이 됐다.

우리나라는 고리를 시작으로 경상북도 월성, 전라남도 영광, 경상북도 울진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며 원자력 발전을 확대해왔다.

고리 1호기는 설계 수명 30년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2008년까지가 가동기간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10년간 연장 운영을 결정하면서 2017년까지로 운영 기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연장 운영 기간 중 연이어 고장이 발생했고, 2012년 2월에는 완전 정전사고까지 발생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장비로 인한 고장에 우려를 표하며 폐쇄를 요구했다. 결국 지난 6월 영구정지가 결정됐고, 2017년 6월 가동이 정지될 예정이다. 가동이 정지된 후에도 핵연료 냉각과 원자로 오염 제거, 해체 등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고리 1호기 정지 결정 이후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환경단체의 의견은 계속 엇갈리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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