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와 청년일자리 확대 분위기가 공공영역부터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13일 산업부 산하 40개 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및 일자리 확보 약속은 정부 공공·노동 개혁 의지에 대한 선제적 화답으로 풀이된다. 국가 산업경제 육성을 담당하는 산업부와 산하 기관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분위기를 민간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무엇보다 빠른 실행 속도가 눈에 띈다. 40개 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마무리 기한은 10월 말로 잡혔다. 정부 권고안이 나온지 반 년도 안돼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두달여 밖에 안 남았다. 그간 산업부 정책 이행속도로 볼 때, 이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시한이다. 이 작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음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1만개 새 일자리도 2017년까지 만든다는 목표로 규모도 규모지만, 속도전에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이 정부 내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다짐과 같은 것이다.
이미 일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정했다. 남부발전은 지난달 22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취업규칙을 변경신고하고 공기관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서부발전은 다음날 노사합의 사례로는 처음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결정했다. 지금은 40개 기관 중 9개 기관(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전력거래소, 산업기술시험원, KOTRA,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단지공단)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협의를 완료한 상태다. 여기에 추가로 10개 기관이 이달 말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협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 부문에선 에너지 공기업 역할이 크다. 임금피크제 도입과 퇴직 등 결원으로 생기는 5000개 신규 일자리 이외에 나머지 5000개 일자리는 신규 발전소 건설, 해외발전소 운영 및 정비, 신규 송·변전 시설관리 등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로 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기업은 수백개 협력사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어 신규 및 증설 사업이 확대될 경우 협력업체까지 일자리 창출 효과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정원 미확보분 대안으로는 한국전력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고용 디딤돌 프로젝트가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디딤돌 프로젝트는 1개월간 공기관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3개월간 협력업체에서 인턴을 거쳐 취업 길을 열어주는 프로그램으로 향후 11개 기관으로 확대를 준비 중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채용과 산학협력 기반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청년들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취업 준비생의 학벌과 스펙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 에너지 공기관은 최근 NCS 기반 고졸인력 채용을 꾸준히 늘려왔다.
숙제도 있다. 다수의 에너지 공기관이 신규 건설 및 해외사업 등을 통해 추가 일자리를 발굴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지만, 부채감축 및 경영혁신 과제로 해당 부문이 그동안 많이 위축돼 있어 기대만큼 성과가 가능할지 여부는 의문이다. 거기다 대규모 에너지 설비 건설을 최소화하려는 최근 분위기상 전통적인 설비 산업 이외 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안도 필요하다.
에너지 공기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관 자체 노력에 관계부처 협력도 필요하다”며 “사업 확대를 통해 신규 일자리 확보와 협력사 채용을 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2016~2017년간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 주요 인력 증원 수요안/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