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이 해외계열사 현황을 의무 공시하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당정협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당정은 해외계열사 현황점검과 정보공개 확대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착수한 롯데의 해외계열사 실태 파악을 철저히 추진하기로 했다”며 “정보공개 확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당정협의에 앞서 제출한 ‘롯데관련 대기업집단 이슈에 대한 공정위 입장’ 자료에서 “해외계열사가 국내회사 지배의 우회수단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해외계열사 관련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해외계열사의 동일인 관련자 지분현황, 해외계열사의 국내·해외계열사 출자현황 등 해외계열사 현황을 동일인이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순환출자는 종전대로 신규 부분만 금지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기존 부분 순환출자 해소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며 “앞으로도 순환출자 현황 공시, 변동내역 공개로 순환출자를 기업 스스로 해소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호텔롯데 등 4개 기업이 사업보고서 등에 최대주주의 대표자 등을 누락 기재한 것과 관련 보완하도록 강력히 지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반기보고서(8월 17일 제출시한)상 최대주주 공시 기재 내용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기업공시 투명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은 적은 지분과 순환출자로 그룹을 지배하는 롯데의 지배구조를 비판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적은 지분으로 순환출자를 통해 기업을 지배하는 것은 경제 정의 뿐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국민적·시대적 통념에 맞지 않다”며 “적법 절차와 규정 없이 마음대로 경영에 개입하는 황제경영, 손가락경영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에 대해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규정한 공정거래법이 통과된 지 2년이 지나 지배구조 점검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유구조 건전화는 경제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베일 속의 롯데 지배구조를 낱낱이 살피고, 법 위반에 엄격한 책임 추궁과 즉각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