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미국 하늘, 일반 항공기용과 무인 항공기 영역으로 나누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아마존이 제시한 드론용 미국 상공 분할 계획

아마존이 미 정부에 드론 비행구역 정비를 제안했다. 미국 상공을 크게 일반항공기, 드론, 드론용 고속도로 형태로 나누자는 계획이다.

아마존닷컴(Amazon.com)이 미 항공우주국이 진행한 콘퍼런스에서 미 상공을 각 영역으로 분할해 비행기 종류, 속도별로 운영되도록 제안했다고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구르 킴치 아마존프라임에어 부사장은 “드론이 빌딩 등 장애물이나 유인비행기를 피해 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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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제시한 드론용 미 상공 분할 계획.

아마존은 우선 상공을 땅 위 200피트, 200~400피트, 400~500피트, 그 위로 나눈다. 200피트는 저속 비행 구간(Low-Speed Localized Traffic)으로 드론이 농지대를 살펴보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구간이다. 포브스는 이 구간이 아마존 드론 배송 시스템 프라임에어 드론이 제품을 특정 지역 근처에 내려놓는 마지막 단계에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400피트는 드론용 고속도로인 ‘고속 중계 구간(high-speed transit zone)’이다. 이 구간에서 드론은 조종사 시선을 벗어나 자율적으로 고속 비행할 수 있다. 구르 킴치 부사장은 “이 영역에서 각 드론은 서로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차량이나 새, 고층 빌딩 등 장애물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표준화된 인식·회피 기술이 적용된 드론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400~500피트 상공과 공항 위 지역은 드론과 일반항공기를 구분하는 영역이다. 어떤 비행물체도 날지 못하는 ‘비행 금지 영역(No Fly Zone)’이다. 500피트 위로는 헬리콥터, 대형 여객기 등만 비행하는 구간이다. 킴치 부사장은 “이 안의 핵심은 상공을 단순화해 복잡성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드론은 중앙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스스로 비행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중앙 관리 시스템은 드론 비행경로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존이 제시한 안은 NASA 측 드론 교통자동화관리시스템 계획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아마존뿐 아니라 구글,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 등 100여곳이 참여 중이다.

최근 이처럼 규제당국과 드론업계, 기존 항공업계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드론 사용량은 증가했지만 이를 위한 어떤 새로운 시스템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드론을 취미로 날리거나 부동산 에이전트 등이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례가 급증한 것은 물론이고 아마존 아마존프라임에어, 구글 프로젝트룬 등 대형 IT기업도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계획을 세웠다. 공항 근처에서 드론을 날리는 항공 조종사도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엔 캘리포니아 산불을 끄는 데 쓰이기도 했다. 이들은 엄격한 미 당국 규제가 드론의 상업적 잠재성을 가로막고 있고 안전 문제 또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리말 코팔데카 NASA 드론관리시스템 총괄은 “미국이 실제 문제가 발생하기 전 드론 트래픽을 관리할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바란다”며 “이 시스템 없인 모든 사람이 어디서나 드론을 날리기를 원하기 때문에 비행 금지 영역이나 소방, 공항 근처로 기기를 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드론 수에 관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는 수백에서 수천대일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드론 제작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DJI테크놀로지와 패럿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 총 300만대 이상 드론을 판매했고 미국은 그 중 가장 큰 시장이다. 연방항공국(FAA)이 최근 드론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900여곳 사업자를 승인했다. 내년 FAA가 제안한 규정을 확정한다면 드론 수는 급증할 것으로 WSJ는 예상했다.

NASA 계획에서 내장된 센서를 통해 서로 통신한다. 장애물을 피하고 다른 드론과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중앙 컴퓨터는 각 드론에 설정된 비행 계획을 날씨, 비행 제한구역, 다른 드론의 계획 등 정보와 비교하고 경로가 안전한지 확인, 관리한다. 일종의 트래픽 매니저다.

NASA는 다음 달 농촌지역을 위한 드론 교통관리시스템을 시연할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도심지역에서 드론을 자율 비행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이 시스템이 구현되려면 의회나 FAA 측 지원이 필수다.

한편 아마존 제안에는 드론이 비행금지구역이나 특정 영역에서 실제로 날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방법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위성 데이터로 드론이 특정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는 일명 ‘지오펜싱(geofencing)’ 소프트웨어가 소비자용 드론에 활용되곤 있지만 업계에선 아직 신뢰할 만한 기술이 아니라는 평가다. 일반 대중이 거의 컴퓨터로만 움직이는 드론 떼가 머리 위로 떠다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다수 유인항공기처럼 일반 노선을 설정해 드론을 비행하게 하는 것도 업계가 제시한 방안 중 하나다. 도시와 영공의 현재 상황을 컴퓨터가 추적, 이를 기반으로 드론이 자동으로 위험성이 낮은 지역을 날게 하는 내용이다.

전 헬리콥터 조종사이자 스카이워드IO(Skyward IO) 대표인 조너선 에번스는 “이런 방식을 활용, NASA 측에서 중앙 관제자 중 하나가 되는 게 목표”라며 “동적 시스템이지만 대부분은 위험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똑같은 길을 사용하게 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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