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제일모직, 44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제일모직이 44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다. 삼성물산과 합병 승인 후 지속된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제일모직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결정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매입기간은 24일부터 오는 10월 23일까지로 보통주 250만주를 사들인다. 취득가는 22일 종가 기준 주당 17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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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의 합병 안건 논의를 위해 17일 서울 태평로2가 삼성생명빌딩에서 열린 제일모직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왼쪽)과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이 연단에 입장하고 있다. 2015.07.17 <제일모직 제공>

자사주 매입을 마무리하면 제일모직 자사주 지분율은 14.1%에서 15.95%로 상승한다. 9월 1일 출범할 통합 삼성물산 법인 기준으로는 12.33%다.

제일모직은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합병 결정 후 주가가 지속 하락, 주주가치 훼손 지적을 받았다. 윤주화 패션부문,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등 사장이 22일 “장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 견해를 밝혔지만 23일 주가는 전일 대비 1.99% 하락한 17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6일 종가 19만4000원 대비로는 11.1% 하락이다.

자사주 매입은 제일모직이 지난 6월 삼성물산과 합병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긴급 기업설명회(IR)에서 밝힌 ‘주주 친화정책’ 일환이다. 다음 달 6일로 기한이 다가온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 15만6493원까지 하락을 막으려는 방어 필요성도 있다.

당시 제일모직은 ‘거버넌스 위원회 설치’ ‘배당률 30% 확대’ ‘CSR 위원회 신설 및 주주간담회 운영’ 등을 약속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두 회사 사장단도 5월 26일 합병 발표 후 주가상승을 거론하며 합병이 주주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합병을 계기로 보다 신속한 주주 친화정책을 펼쳐 주가 안정을 기반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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