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이병일 한국광기술원 광의료연구센터장

“일본 올림푸스는 의료용 내시경 렌즈에 일찍 눈을 돌려 글로벌시장 97%가량을 석권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도 차별화된 아이템과 기술만 있다면 첨단 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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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일 한국광기술원 광의료연구센터장은 광산업과 의료기기 결합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신약개발 등 대기업이 선점한 대형 인프라 의료시스템 대신 광학분자영상, 형광프로브, 광진단, 인체감지 등 특화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틈새전략인 셈이다.

화순전남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출신인 이 센터장은 지난 2011년 한국광기술원에 합류했다.

병리영상을 비롯해 핵의학, 방사선, 감마선분석 등 의료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임상 노하우와 의료영상 데이터베이스(DB)를 광기술과 접목시키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센터장은 “광기술원이 자랑하는 LED조명과 적외선렌즈, 레이저, 광센서, 광통신 등 다양한 광기술이 의료기기를 만나면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서울대병원과 원자력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광 응용기술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팀플레이를 강조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매주 전체 연구모임을 통해 기획부터 시장 트렌드, 동향분석, 과제설정 등 수평적 소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안과 및 치과 의료기기 전문가인 엄주범 한국광기술원 박사 등 팀원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 센터장은 근적외선을 활용한 통증 완화 기술과 자외선 활용 피부염증 치료기, 안과·치과 분야 진단측정기 등 특허 30여건을 출원·등록했다.

광의료산학연협의회도 만들었다. 3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석하고 있는 협의회는 매달 부품, 조명, SW, 금형, 마케팅 전문가가 참여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회원사인 링크옵틱스와 옵토이엔지 경우 LED 수술용 무영등과 치과용 LED중합기를 개발하면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의료기기는 대표적 고부가가치 산업이어서 차별화된 기술력만 확보한다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자본력과 기술력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협업시스템과 끊임 없는 연구개발(R&D)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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