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가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시장 보호·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MRO 산업 생태계를 망치고 외국계 유통기업만 살찌웠다는 비판을 받아온 ‘MRO 가이드라인’을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협약’으로 대체한다.
30일 동반위는 논란이 계속돼 온 ‘MRO 가이드라인’ 개선 해법을 제시했다. 3년 한시 운용된 이 제도 효력이 지난해 11월로 끝난 지 반 년여 만에 나온 대책이다. 지난 2월 회의 때도 3년간 효과와 실효성을 검토해 개정 여부를 확정하겠다며 결론을 미룬 바 있다.
동반위 발표에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가이드라인을 상생협력안으로 대체하겠다는 대책을 내 놓았지만,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 실질적 대안은 전무하다. 업계 관심이 집중됐던 MRO사업 제한 기간, 대상, 범위 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고, 당면 문제 회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실제로 동반위는 올 연말로 연기한 MRO 상생방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현행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해, 사실상 지난해 11월로 효력이 사라진 제도를 1년 자동 연장하는 데 그쳤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MRO상생협의 추진팀을 구성해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하지만, 업계는 이미 각 주체로부터 충분히 문제점을 들은 만큼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애초 ‘MRO 가이드라인’ 논란은 국내 MRO산업 붕괴와 외국계 유통기업 득세, 국내 중소제조사 선택권 제한 등이 배경이었다. 기대한 효과와 달리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정부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시간만 허비하면서 국내 MRO산업 붕괴를 방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 중요한 것은 무너진 국내 MRO산업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현행 가이드라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상생협력 방안은 대기업의 재원 출연 및 상생 프로그램 발굴 등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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