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연말 중국, 인도, 캐나다 등 8개국에서 소매상을 상대로 한 단기 자금 대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Amazon)이 올해 말 자사 아마존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에 있는 소매상을 대상으로 단기 운용자금 대출 서비스 ‘아마존 렌딩(Amazon Lending)’을 제공한다고 30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대상국은 중국, 인도,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8개국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초대를 받아야만 이용 가능하다.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판매수익금에 기반해 대출금액을 결정한다. 소매상들이 재고를 미리 사놓을 수 있도록 3~6개월간 최저 1000달러(약 112만원)에서 최대 60만달러(약 6억7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이자율은 6~14%로 은행이나 법인 신용카드 업체들이 제공 중인 대출 서비스와 비슷하다.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확대해 시장 주도권을 주겠다는 의지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는 개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잇는 단순 중개 플랫폼이다. 아마존은 판매상으로부터 물품을 사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배송해주는 게 초기 사업 모델이었지만 이를 확장했다. 지금은 아마존 전체 사이트 매출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베이와 알리바바는 이 같은 단순 중개 플랫폼이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이처럼 대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베이는 페이팔을, 알리바바는 금융 서비스 사업부문인 안트파이낸셜을 통해 각각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길 루리아 웹부쉬 시큐리티 애널리스트는 “아마존 중국 시장 점유율은 매우 적다”며 “이번 결정은 그들이 이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인도를 포함한 다른 국가도 온라인 쇼핑 마켓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어 소매상 대출 서비스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출자 신용 위험도를 평가하는 대출 업계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업체 대출 서비스에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 판매자가 실제 신용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부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윌리엄 블랙 전 미주리 대학 경제법 교수는 “중국, 인도 등에선 소매상 사업 실패율이 높다”고 말했다.
페이팔은 지난 2013년 9월부터 하루 평균 200만달러를 대출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대출금은 5억달러(5599억원) 이상이다. 조쉬 크라이스코 페이팔 대변인은 “페이팔을 사용하는 이베이 소매상 중 이전 판매 실적이 좋은 소매상들에게만 운용 자금 대출이나 신용 보증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안트파이낸셜 측은 타오바오와 티몰 소매상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신용을 보증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특정 국가에서는 대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안트 소규모 대출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총 4억위안을 빌려줬다. 이 중 부실대출 비율은 1.5%가량이다.
아마존 또한 지난 2012년부터 수백만달러를 대출해줬으며 이 서비스를 이용한 소매상 중 절반 이상이 또다시 대출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빌린 돈을 충분히 갚을 여력이 되는 소매상이 많다는 뜻이다.
아마존이 사용하는 내부 알고리즘은 소매상이 판매하는 상품 인기도와 재고 사이클, 품절 횟수 등을 계산해 대출 서비스가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회사 측은 올해 얼마만큼 대출을 진행할 계획인지와 구체적 수치는 언급하길 꺼렸다.
피터 패리시 아마존마켓플레이스 담당 부사장은 “아마존은 중소기업들이 처한 변곡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 소매상 사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자본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업자들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