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기차 민간보급 3년 만에 기아자동차 독주가 끝났다. 서울시 전기차 보급 사업에서 BMW가 기아차를 따돌리고 전기차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금융상품을 이용한 공격적 마케팅과 더 넓게 깔린 충전기 인프라가 경쟁구도 변화에 일조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마감한 전기차 민간보급 공모에 참여한 960명 중 424명이 BMW ‘i3’를 신청했다. 이어 기아차 ‘쏘울EV’가 177명, 르노삼성 ‘SM3 Z.E.’ 126명, 기아차 ‘레이EV’ 75명, 한국지엠 ‘스파크EV’ 19명 순으로 나타났다. 565대분 전기차 공모에 960명이 참여해 1.7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경쟁률 3대 1과 비교하면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오는 3일 공개 추첨을 통해 최종 보급대상자를 뽑는다. 선정자는 환경부 보조금(1500만원)·서울시 보조금(100만~500만원)과 함께 7㎾h급 완속충전기와 설치비를 무상 지원받는다.
2013년 제주를 포함해 전국 지자체 민간 보급 사업에서 BMW가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차 대비 30~40% 이상 높은 차 가격에도 리스 방식을 첫 적용했다. BMW코리아는 서울에 한해 차 가격 약 50%를 3년 간 리스금융으로 지원해준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합치면 3년 동안 약 1500만원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이후 소비자는 선택에 따라 차량을 반납하거나, 개인이 소유하려면 선급금과 리스료를 제외한 나머지만 지불하면 된다. 차량 잔존가치를 보전하면서 초기 가격 부담을 줄인 마케팅 전략이다.
업계 처음으로 공용 충전인프라도 확보했다. 지난해 초 포스코ICT와 협력해 80여개 이마트를 포함해 120개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자체 구축했다. 이 때문에 BMW 전기차 고객은 전기요금 등 이용요금 없이 해당 인프라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4월 6일부터 약 12주간 실시한 서울시 전기차 민간보급에서 절반 가까이가 BMW i3를 신청했다”며 “파격적인 리스 조건에 안정적인 충전환경이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를 통해 일반 전기차 510대, 전기트럭 35대, 이륜차 50cc급 20대를 보급한다.
<【표】2015년 서울시 전기차 민간보급 공모 신청 결과 (자료:서울시)>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