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사전신고 대신 사후보고만 하면 된다.
해외주식펀드에 투자해도 매매·평가차익, 환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가 도입된다. 외환거래 시 신고가 필요 없는 자유거래금액 상한은 종전 2000달러에서 1만~2만달러로 확대된다.
정부는 29일 서울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해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과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최근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 유입이 늘어 수급 불균형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외환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업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해외 직접투자 외환·금융 규제를 대폭 개선했다. M&A 투자 시 외국환거래법상 사전신고 의무를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다른 일반 해외직접투자는 일정금액 한도까지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외평기금 외화대출 상환 자금을 활용해 금융기관 해외 M&A 인수금융을 50억달러 한도로 지원한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6년 만에 다시 도입한다.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를 한시 도입해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 환변동분에 비과세할 방침이다. 종전에는 해외주식펀드에 투자하면 배당이익을 포함한 매매·평가차익에 연간 15.4% 세금을 물렸다.
보험사가 중국 등 신흥국 외화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가능 외화채권 범위를 확대한다. 국내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투자자 시장을 설립, 해외 발행자 등 공시부담을 줄인다.
중소 연기금이 한국투자공사(KIC)에 자산을 위탁할 때 기금운용평가 시 가점을 부여해 해외투자를 유도한다. 국내기업의 해외 M&A 등에 KIC가 공동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민간부문 해외투자가 활성화되면 외환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개별 경제주체와 우리 경제 전반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연간 약 150억달러 외환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마련했다. 하루 2000달러 이상, 1년에 5만달러 이상 해외로 송금하거나 하루 2만달러 이상을 송금받을 때 은행에 증빙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 거래액과 관계 없이 거래 사유만 통보하면 된다.
상계·제3자지급 등 실제로 외환 이동이 없는 비전형 거래는 신고가 필요 없는 금액 상한을 기존 2000달러에서 1만~2만달러 정도로 높인다. 10만달러 이상 거래가 아니면 사전신고도 필요 없다.
정부는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가속화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사업자가 국경 간 거래 지급·결제를 대행할 수 있도록 외국환업무를 7월부터 허용한다. 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금융사 외국환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소액 외환 송금·수취 업무를 수행하는 ‘외환이체업’을 새롭게 도입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