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700㎒ 주파수 분배에 개입하는 것은 행정부 권한 침해를 넘어 의원의 ‘사익추구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덕규 목원대 정보통신융합공학부 교수는 26일 서울 더케이 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전자파학회 주최 ‘700㎒ 대역 주파수 분배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 입장에서 주파수에 대해 잘 모르는 국회가 정부 고유권한인 주파수 분배 문제에 개입하는 게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700㎒ 주파수가 방송에 분배된다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국회 주파수정책소위원회 참여 국회의원 명단을 기억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이 방송 편을 드는 것은 사익이 개입됐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경제성과 기술, 공익성 등 모든 측면에서 방송보다 통신에 할당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가 700㎒ 주파수 대역을 통신에 할당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국가 최초로 2012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는 작업을 마쳤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파수 이용계획에서 700㎒ 대역을 이동통신에 분배하기로 하고 올해 12월 경매를 실시하기로 했다. 독일은 이달 19일 유럽 최초로 700㎒ 대역 이동통신 분배를 완료했다. 영국은 700㎒ 대역 이동통신용도 할당을 선언하고 2022년 이전에 분배하기로 했다.
정치권 일부 주장과 달리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이 심각한 주파수 부족상태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월평균 무선트래픽 전망은 13만1965테라바이트(TB)지만, 이미 지난 3월 12만9915TB로 예상치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트래픽이 급증했다.
박 교수는 현재 같은 주파수 부족상태가 지속되면 내년 3분기부터 서울 주요 지역에서 휴대폰 동영상 끊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방송사와 정치권이 하는 것은 최소한의 논리도 갖추지 못한 억지에 불과하다”며 “세계가 통신에 분배했거나 할 계획인 700㎒ 주파수를 방송에 분배한다면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통사의 보다 적극적 의견 필요성도 개진했다.
박 교수는 “이통사가 필요한 주파수라면 국회와 정부, 방송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