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 코드커터(Cord Cutter)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등 기존 TV 방송 서비스를 제치고 인터넷 방송 서비스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유료TV 서비스를 완전 해지한 고객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8.2%를 기록했다. 케이블TV와 위성TV 서비스 이용 고객 중 하나의 서비스라도 줄인 고객은 같은 기간 45.2%에 달했다. 결과는 티보(TiVo) 자회사인 시장조사업체 디지털스미스가 발표했으며 테크크런치는 24일 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HBO, 시네맥스 등 프리미엄 채널 구독을 끊은 고객은 44.1%로 집계됐다. 전화와 디지털영상레코드(DVR)를 없앤 고객은 각각 13.6%, 10.7%였다. 이 조사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 18세 이상 성인 3144명을 무작위로 선택해 이뤄졌다.
다만 아직 유료TV 사업자에게도 기회는 있다. 전체 응답자 중 15.3%가 유료TV 서비스 종류나 사업자를 바꾸거나(10.5%) 해지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료TV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답변한 고객은 32.4%가량이다.
코드커터족 가장 큰 불만이 높은 가격과 채널 선택 불편함에서 나온 문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를 만족시켜주면 승산이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셋톱박스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거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통한 스트리밍 기능 등을 제공하는 것도 방안이다.
지난 1분기 TV서비스에 불만족한 이유로 전체 응답자 71.7%가 유료 방송 서비스 가격 상승, 46.4%가 인터넷 서비스 수수료 증가를 각각 꼽았다. 불친절한 고객 서비스가 38.1%로 뒤를 이었고 채널 선택 문제가 33.8%, 인터넷 서비스 부족이 32.5%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유료TV 업체가 코드커터족을 위한 맞춤형 채널 패키지를 내놓은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81.6%가 자신이 원하는 채널을 직접 선택하고 싶다고 했다. 비용은 월 평균 38달러가 이상적이라고 응답했다.
코드커터족이 늘어나면서 이 자리를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인스턴트비디오 등 인터넷 기반 실시간 스트리밍 솔루션인 오버더탑(OTT) 서비스가 대체했다.
코드커터족은 이처럼 기존 TV 방송 서비스를 없애고 인터넷 등으로 방송을 보는 소비자군이다. 어릴 때부터 인터넷으로 영상을 보는데 익숙한 20~30대 젊은 층이 주류다. TV 서비스 요금이 비싸지고 단말기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인터넷 TV 서비스 편리함과 콘텐츠 다변화가 소비자 선호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번 조사 결과 OTT 서비스를 사용하는 응답자 중 60.1%가량이 서비스 간편함을 이유로 꼽았다. 콘텐츠가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지를 선택한 고객은 38%에 달했다. 특정 TV쇼나 드라마 시리즈 중 원하는 에피소드를 골라 볼 수 있어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변한 고객은 47%다.
인터넷 TV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5.7% 응답자가 하나 또는 그 이상 OTT 서비스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서비스는 훌루 플러스(Plus)로, 51%가 안다고 대답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뷰(PlayStation Vue) 인지도는 11.9%에 불과해 가장 낮은 점수를 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인스턴트비디오 등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영화와 TV를 즐기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54.4% 응답자가 넷플릭스, 훌루 등이 제공 중인 월간 구독 서비스를 이용했다. 다수를 차지하는 33.1%가량이 한 달에 1~5시간 정도를 콘텐츠를 보는 데 쓴다. 월 15~30시간 이상을 본다고 응답한 고객은 16.4%로 전분기보다 2.3% 늘었다.
이들 서비스에 대한 지불의사도 증가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응답자 가운데 51.8%가 월 6~11달러를 낼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 중 9~11달러를 내겠다는 고객은 2년 전보다 6.1% 상승한 21.7%에 달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