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3.0의 추진이 3년차를 맞이했다. 정부3.0 출범 당시 선포한 목표들이 있었다. 이 목표가 과연 어느 정도 달성됐는지를 보면 현재 정부3.0 주소를 알 수 있다.
‘23조9000억원의 경제 효과와 14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 개방·공모 직위 520개 확대한다. 컴퓨터·모바일 기반의 부처 협업 시스템을 구축 등 국정운영방식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꾼다’ 국가운영의 전면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 주내용이다.
그러나 그 이후 세월호 참사, 연말정산 대혼란, 최근의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정부3.0 선언정신과 노력이 퇴색되는 느낌이다.
정부3.0을 제대로 하려면 중앙 지시와 평가행정의 낡은 관행을 과감히 내던져야 한다. 자기 해체를 통한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어야 했다. 정부혁신 혹은 지역균형발전, 전자정부, 열린정부 등과 정부3.0을 대비해보자. 정부3.0이 상당히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개념이다. 추진방식 자체가 귄위적이고 지시적이라는 지적이다. 동원방식 이벤트를 반복한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부와 공무원이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희망사항일 뿐이다.
우리가 전자정부를 어떻게 만들었고 행정한류의 수출이라는 영광까지 얻게 됐는지 되짚어 보자. 우선 최고지도자 공감대와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전 세계가 경쟁했고 정보화에서는 우리가 앞서가자는 열정과 국민적 성원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3.0은 취지는 좋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하고 있고 다른 나라는 그저 우리를 주시할 뿐이다. 아직 우리를 적극 벤치마킹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3.0이라는 개념자체는 ICT 진화 관점의 모바일과 융합기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개인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아무리 포장하고 상의가치로 끌어올리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상위가치는 누가 보아도 공감하고 시대정신을 담고 있어야 한다. 당위적 성격의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메르스 사태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중앙지시형 국정운영체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족과 이웃, 사회의 안전망이 붕괴되는 순간에 중앙정부는 SNS보다 느리고 지자체보다 대응력이 떨어진다. 과연 중앙정부나 주무부처장 지시와 결단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뭔지 설명이 필요하다.
사실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 관리가 가능한 자연·사회 복합재난을 사전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바로 빅데이터 기반 살아있는 거버넌스 체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열린정부는 바로 전 세계가 현재 추진하는 전자정부 미래비전이다. 궁극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의 완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열린정부는 있는 그대로 공개해도 자신감 있게 유능하고 포용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선언한다. 이 때문에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투명성을 제1 가치로 인문사회·기술 융합형 차세대 전자정부의 비전과 전략을 찾아낸다. 행정한류 수출판로 확대 그리고 지방정부와 지역 역량강화를 위한 법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창조경제, 빅데이터 기반의 e거버넌스 비전과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기회다. 그리고 그 기회는 바로 열린정부와 e거버넌스다.
명승환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shmyeong@in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