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성공하려면 서머너즈워처럼…

게임 안에서 소환된 몬스터 숫자 56억마리,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800만건, 84개국 구글플레이와 93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 매출 톱(TOP)10 달성.

글로벌 서비스 1주년을 맞은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가 작성한 기록이다. 컴투스가 만들어 지난해 6월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서머너즈워는 우리나라 게임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에서 흥행한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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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너즈워 개발진이 17일 가산디지털단지 내 컴투스 사옥에서 게임을 살펴보고 있다.

서머너즈워가 처음부터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컴투스 게임개발을 총괄하는 이주환 게임제작본부장은 정민영 서머너즈워 프로듀서(PD)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게임이 너무 안 예쁘고 괴물 같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괜찮았는데….” 괴물 같다던 게임은 1년 만에 진짜 괴물이 됐다.

◇장인정신과 보편적 재미

이 본부장은 서머너즈워 흥행요인 중 첫 번째로 ‘장인정신’을 꼽았다.

정 PD가 “괴물같다”고 부끄러워했지만 이 본부장은 가능성을 봤다. 그는 “프로토타입을 이 정도 만들었는데도 성에 안 차한다면 개발진 눈높이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제대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정PD를 비롯한 서머너즈워 개발진은 스마트폰 게임시장이 막 열리던 시기 ‘홈런배틀3D’로 세계시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린 베테랑이었다.

이 본부장은 두 번째 흥행요소로 ‘보편적 재미를 추구한 것’을 꼽았다. 현지화에 목을 매기보다는 누구나 즐거워할만 한 요소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당시 모바일게임에서 랜덤합성(여러 몬스터를 합성해 새로운 몬스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유행이었지만 서머너즈워는 처음 뽑은 몬스터를 끝까지 육성하는 시스템을 고집했다.

대신 턴제(순서를 번갈아가며 공수를 반복하는 것) RPG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유도 높은 ‘스킬육성 시스템’과 ‘룬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었다. 높은 자유도에 따른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취지였다.

결과적으로 몬스터 스킬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룬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게임 내 플레이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재미가 서머너즈워 차별화 요소가 됐다.

이 본부장은 “‘모든 몬스터는 쓸모가 있다’는 대전제를 위반하지 않자 공략법이 많이 필요한 게임이 됐다”며 “결국 게임 깊이가 깊어지며 세계 전역에서 흥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서버개발력과 커뮤니티

서머너즈워는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글로벌 등 총 5개 서버를 운영한다. 1년 간 5개 서버를 운영하며 점검을 1시간 이상 넘겨본 적이 손에 꼽는다. 최근에는 각 서버별로 한 달에 점검을 위해 서버를 닫는 시간이 누적 1시간을 넘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만전을 기한다.

이 본부장은 “국내 서비스만이라면 서버를 내리면서 공식 카페나 커뮤니티를 통해 양해를 구하면 되지만 글로벌 서비스는 언어 한계와 실시간 대응이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며 “최대한 운영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서머너즈워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현지에서 별도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대신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교류 할 수 있게 한 것도 지금 서머너즈워 글로벌 서비스를 있게 한 공신 중 하나다.

서머너즈워는 시스템에서 자동적으로 현재 게임 내 주요 이벤트를 이용자에게 소개한다. 누군가 특이할만한 몬스터 성장에 성공하면 이를 채팅 시스템을 통해 서버 내 전체 이용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동전 투시 이용자에게 소일거리를 주려는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곧 이것이 게임 내 커뮤니티로 발전하며 사용자가 좀 더 게임에 머무는 요소가 됐다.

컴투스는 서머너즈워에서 얻은 경험과 이용자 풀을 기반으로 하반기 또 다른 글로벌 히트작에 도전한다.

이 본부장은 “좀비게임을 우리나라에서 만들면 그 감성을 100% 이해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며 “결국 잘할 수 있는 것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개척해 나간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역시 최근 “우리 식대로 하자”는 말을 자주한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변화가 심해도 결국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이용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대전제를 잊지 말자는 뜻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