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부채·방만경영 개선 '달라진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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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13년 12월 발표한 ‘1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적을 평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주요 사업을 핵심 위주로 정비한 후 첫 평가라는 의미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대적 공공기관 개혁을 천명했지만 2013년 실적은 비교적 초라했다. 각 기관 성과 자체가 좋지 않았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부실한 안전 관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3년 D등급 이하 기관은 무려 30개에 달했다.

2014년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중점 추진한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해소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A등급 기관은 2013년 2개에서 15개로 늘었다. C등급 이상도 87개에서 101개로 늘었다. D등급 이하 기관은 절반인 15개로 줄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평가 등급이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은 공공기관 경영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정상화 계획 이행과정에서 임직원 소통, 노조 화합 등 노사 협력 분위기 조성 등도 긍정적 평가요소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2013년과 마찬가지로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하지만 2개에 불과했던 A등급은 15개로 늘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자리를 지켰고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소비자원 등이 약진했다.

E등급은 11개에서 6개로 줄었다. 2013년에 이어 연속으로 E등급을 기록한 기관은 한국가스공사와 선박안전기술공단 2곳이다. 두 기관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재임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중부발전 기관장 해임을 건의했다.

방 차관은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부진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했고 자산 매각이 지연돼 부채 감축 실적이 부진했다”며 “중부발전은 전력 거래량 감소에 따른 경영 성과 부진, 노후 설비 안전 관리 노력 미흡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설안전공단은 과도한 휴직 제도를 운용했고 안전 점검 시행, 안전진단 수탁 등 사업 실적도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과 주무부처 장관이 협약을 맺어 부채 감축, 방만경영 해소를 추진하는 ‘기관장 경영성과협약 이행실적’에서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우수등급을 받았다. 이시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등 17명은 보통등급을 받았다.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과 문성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

공운위는 평가 초점을 부채 감축과 방만경영 해소에 맞췄다. 부채 과다기관은 자산매각, 경영효율화 등으로 목표 이상으로 부채를 감축해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국민안전, 비리근절 등 기본 사안은 엄정하게 평가했다. 뇌물수수, 납품비리 등으로 공기관 이미지를 실추시킨 사실을 평가에 반영했다. 재난 안전관리 점검을 강화해 사고 예방 노력과 대응체계를 중점 평가했다.

앞으로 과제는 2단계 정상화 대책 추진 가속화다. 정부는 지난달 2단계 정상화 대책 일환으로 ‘공공기관 3대 분야 기능조정 추진방안’을 의결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농림·수산, 문화·예술 분야 52개 공공기관 업무를 대폭 조정하고 4개 기관은 폐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에 추진하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이 지속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이와 함께 내년 추진 예정인 R&D·교육, 에너지, 산업진흥, 보건·의료, 정책금융, 환경 등 나머지 6대 분야 기능 조정 실효성 제고도 과제로 지적된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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