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산업에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에너지 설비 정보를 사회적 플랫폼에 올려 공유하고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함께 소비하자는 취지다. 국가적 자원 낭비는 물론 기후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나아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개최한 제5차 에너지테크 혁신포럼은 ‘기후변화 대응, 공유경제 에너지플랫폼’이란 그동안 에너지산업과는 동떨어진 듯한 주제를 내걸었다. 스마트경제에나 어울릴 법한 공유경제 개념까지 붙여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주요 정책과 기술 개발 논의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에너지 공유경제 플랫폼’이다.
장기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기술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란 바탕 위에 빅데이터 기반 공유경제 구축하고 이를 지역단위 경제모델로 키우자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다.
전하진 의원(새누리당)과 안남성 전 에너지기술평가원장이 주제발표를 통해 제시한 에너지 공유경제 모델은 모든 에너지 설비 정보의 공유와 단위수준까지 거래 활성화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대용량 발전소는 물론 지역단체나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발전설비의 전력까지 모두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입찰이나 거래되는 전력은 원전과 석탄화력, LNG복합화력 등 일정규모 이상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만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와 소규모 발전설비는 전력생산 지시에 바로 대응하기 힘들고 그 수도 많아 시장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유경제 모델은 이들 잉여자원 정보를 한 데 모아 거래가 가능한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지금까지는 한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해안가 대형 발전소가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송전망으로 전송해 공급했다면, 앞으로는 해당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을 개인 소유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끌어 모아 충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때로는 전력이 필요한 다른 곳에 판매할 수도 있다. 대용량 발전소가 대량 생산한 전력을 대량 소비하는 경제에서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공유경제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셈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과 ICT 융합 에너지신산업이다. ICT를 활용해 개개인 전력 상황을 수집·거래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 환경 구축이 우선이다.
에너지 공유경제 최종 목표는 지역단위 경제모델 구축과 해당 모델 개도국 수출까지다. 신재생에너지와 마이크로그리드 형태 전력거래를 지역사회 경제활동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고 해당 모델을 개도국에 수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전하진 의원은 “마이크로그리드 단위 전력거래 활동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공유경제 활동으로 정착될 수 있다”며 “에너지 공유경제 문화를 정착시켜 개발도상국 수출모델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공유경제=스마트폰 확산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상화되면서 기존 소유·독점·일방제공 형태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끼리 나누고·함께 쓰는 형태로 발전한 신소비 방식. 숙식(에어비앤비)·택시(우버)·자가용(쏘카) 등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 개념을 전통적 국가 공급 체계인 에너지 분야에 적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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