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 논의 급물살…효과·범위 두고 이견 분분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추경을 반대했던 야당도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지만 규모·범위와 효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고,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 정부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6일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다면 야당도 협조할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극복을 위해 정부는 가용 대책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추경을 할 것인지 조속히 결정하고 야당에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까지 지지부진했던 추경 편성 논의는 1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 후 탄력이 붙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전체회의에서 “메르스 사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경을 편성할지 판단하고, (하게 되면) 어느 정도로 할 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을 위한 법적 요건은 이미 갖췄다는 게 중론이다.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은 △전쟁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등이다. 정부는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에 초점을 맞춰 추경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실제 편성 여부와 관계 없이 실무선에서는 이전부터 추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제별 대안을 검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경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대대로 경기 부양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추경 편성에 따른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는 2013년 17조3000억원 추경이 같은 해 경제성장률을 0.367~0.38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추경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고, 단기간에 적절한 자금 편성·지출이 어려워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추경을 편성하면 나라 빚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사상 최대인 52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규모와 범위를 두고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메르스와 가뭄 극복, 경기부양을 함께 염두에 둔 추경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추경을 ‘메르스 사태’에 한정해 편성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추경에 법인세 정상화 등 세수결손 대책을 담을 것을 주문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과 관련 “정부와 국회 사이에 불필요한 혼선이 없도록 우선 재정당국 결정을 기다려 보겠다”며 “추경 결정을 내린다면 곧바로 당정회의와 여야 협상을 거쳐 구체적 규모를 신속하게 결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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