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렉서스 `RC 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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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이상 심심한(?) 브랜드가 아니다. 당신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와쿠도키(두근거림을 표현하는 일본어)’로 승부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가 올 한해 국내 시장에 지속적으로 소구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파격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점잖은 디자인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카 중심 제품군에 가슴을 뛰게 하는 고성능 모델을 추가해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 렉서스 전략이다.

그 선두에 선 모델이 바로 ‘RC F’다. ‘RC’는 레이싱 쿠페를, ‘F’는 일본을 대표하는 서킷인 후지 스피드웨이를 의미한다. 그 의미를 알면, 알파벳 세 글자 안에 렉서스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렉서스 한국 진출 15주년을 기념해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렉서스 어메이징 익스프리언스 데이’에서 RC F 위용을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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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F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터 보는 이를 압도한다. F를 상징하는 메쉬 타입 스핀들 그릴은 그 어떤 브랜드에서도 보지 못한 파격과 공격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여기에 전면 좌우 상하로 배치된 헤드라이트와 듀얼 배기구까지 합쳐지면 언제라도 도로를 박차고 뛰쳐나갈 것만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RC F는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동력 성능을 갖췄다. 5.0리터 V8 자연흡기 엔진과 8단 변속기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473마력(7100rpm), 최대토크 53.7㎏·m(4800~5600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성능을 뽑아내는 ‘스포츠 S+’ 주행 모드에서는 전자적으로 엔진 사운드를 합성하는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ASC)’ 시스템이 가동된다. 운전석에 앉아 중립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우렁찬 배기음이 심장을 뛰게 한다. 렉서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와쿠도키는 이렇게 엔진음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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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낮이가 심하고 곡선 구간이 많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RC F는 그 힘을 한 치 오차 없이 구현해 냈다. 100㎞/h에 육박하는 속도로 곡선 구간에 진입해도 무리 없이 코너를 치고 나온다.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방식이 아닌, 좌우 바퀴로 토크를 분배하는 TVD 시스템이 차량 회전 각도가 커지는 ‘언더스티어링’을 최대한 억제하는 효과가 크다. 완만한 직선 구간에서는 몇 초만에 200㎞/h에 육박하는 속도에 진입한다. 정지 상태서 100㎞/h에 도달하기까지 단 4.5초만 걸릴 정도로 슈퍼카에 버금가는 성능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RC F에는 탄소섬유 소재 카본 패키지가 적용돼 총 10㎏에 육박하는 중량 감소를 실현한 것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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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압도적인 외관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 비해 실내 디자인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렉서스 고유의 심플한 디자인 기조를 유지했지만, 소재 고급감은 그 성능에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스피드웨이에서 느낀 설레임을 기억하면 마음에 크게 걸리지 않는다. 그게 바로 RC F 매력이다.

용인=

[신차 드라이브] 렉서스 `RC F`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