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참석한 각국 정부와 기업은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집중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는 현지 배송, 물류, 결제 등의 환경을 개선할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전자상거래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를 논할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국가다. 최근 수치로 살펴보면 2억5000만명 인구 중 30%가 인터넷 인구로 분류된다. 인터넷 인구 비중이 선진국 대비 적어 보이지만 지난 몇 년간 20% 이상 증가세를 보이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 물류업체 싱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10억달러 가까이 증가한 35억6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세뿐만이 아니다. 유독 한국 상품과 문화 향유를 즐기는 인도네시아 젊은층이 소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한국 패션이나 뷰티 상품은 이미 인도네시아 소매 시장 주요 아이콘이 됐다.
지난달 카페24 초청으로 서울에서 한국 사업자들을 만난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라자다그룹의 수장들은 이런 분위기를 잘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젊은층이 지하철에서 한국 휴대폰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이 일반화됐다고 한다.
섬이 많은 지리적 특징때문에 발달된 무선 환경이 모바일 서비스의 빠른 확장으로 이어진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현재 23% 정도인데 젊은층 인구가 많아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라자다그룹 역시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환경에 맞춰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버전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으며 모바일을 통한 브라우저 접속 시 맞춤 화면으로 최적화했다. 모바일 앱 다운로드 건수는 누적 1100만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한국 문화에 친숙하고 모바일에 익숙한 인도네시아의 젊은 층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한류 콘텐츠와 상품을 연계한 마케팅이나 가성비가 높은 한국 상품의 매력을 살려야 할 것이다.
해외 버전 자체 쇼핑몰 구축과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를 활용한 진출로 해외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모바일에 특화된 마케팅 기획을 통해 노출을 극대화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이시환 카페24 마케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