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직접 휴대폰 만들 수 있는 길 열렸다…SKT폰 나올지 초미의 관심

정부가 처음으로 통신사업자 통신기기 제조를 허용했다. ‘SK텔레콤 휴대폰’과 같은 통신사 브랜드 휴대폰이 출시되는 길을 열어준 것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기기제조업 겸업’을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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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치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휴대폰,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겸업을 허용해도 통신사 지배력이 제조업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과거 통신사가 제조사 위에 군림할 때는 통신사가 직접 휴대폰을 제조하게 되면 불공정경쟁이 우려됐다”며 “하지만 애플이 등장한 이후 이 관계가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보통신공사업과 정보통신용역업, 정보통신기기제조업 3대 분야에 대해 겸업 시 승인을 받도록 해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정보통신기기제조업 겸업만 풀린 것이다.

과거에도 통신사가 통신기기를 만든 적이 있었지만 모두 자회사라는 ‘우회로’를 거친 것이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텔레텍에서 ‘스카이’ 브랜드로 휴대폰을 만들었다. KT도 KTF 시절 KT테크라는 자회사에서 휴대폰을 만들었다. 그나마 판매대수 제한 등 규제가 심했다.

규제가 풀리면서 통신사는 직접 통신기기 제조가 가능해졌다. 탈통신 융합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IoT, 웨어러블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기기 제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3사는 IoT 플랫폼을 앞다퉈 출시하는 등 이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곧바로 제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통신사가 구글폰 같은 자체 휴대폰을 내놓을 가능성도 열렸다. 대형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팔듯 통신사도 직접 만든 휴대폰으로 삼성이나 애플, LG가 만든 휴대폰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어설픈 기술력으로 제조업에 손댔다가는 오히려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만 제조하는 전문업체도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통신대기업이라도 직접 휴대폰 제조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상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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