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키보드 특허를 출원했다. 향후 터치패드 없이 키보드만 있는 맥북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 특허상표국이 애플이 출원한 ‘퓨전 키보드(Fusion Keyboard)’ 특허를 접수했다고 27일 애플인사이더가 전했다.
퓨전 키보드는 각 키마다 정전식 터치센서와 여러 단계 입출력(I/O) 스위치를 내장했다. 뚜껑(keycap) 아래 압력스위치(PSA) 2개, 터치센서 2개를 넣은 연성회로기판(FPCB)이 교체돼 있다. 키 표면을 터치에 민감한 소재로 덮어 맥북 터치패드처럼 탭(tap), 드래그(drag) 또는 쓸어 넘기는(swipe) 손가락 움직임을 탐지해낸다. 현재 대부분 노트북은 이 같은 멀티터치 기능이 터치패드에 들어가 있다.
사용자 손가락이 입력하는 신호는 각기 개별 처리된다. 이는 한 손으로 키보드를 눌러 문자를 입력하고 다른 한 손으로 키보드에서 터치 제어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굳이 키보드에서 손을 뗄 필요 없이 한 손으로 터치와 문자 입력을 동시에 하는 것도 가능하다. 타자를 치면서 키보드 스페이스바(Space Bar)를 터치패드처럼 활용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거나 하는 식이다.
맥북을 포함해 키보드 액세서리는 보통 반구(dome)형태나 멤브레인(membrane)형태의 단일 스위치를 통해 압력을 감지하고 출력 신호를 내보낸다. 반면 퓨전 키보드의 기계방식 키는 돔 혹은 멤브레인 형태 스위치 2개 이상을 탑재해 누르는 힘의 크기에 따라 터치인지 텍스트 입력인지 구분하고 적합한 출력 신호를 시스템에 전송한다.
키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력 시간에 따라 문자 입력과 터치를 구분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술도 상세히 나와 있다. ‘F’라는 특정 키를 1초 이상 눌렀을 때 문자 입력으로 인식하게 설정해놓는다. ‘F’ 키를 1초 아래로 짧게 눌렀다 떼면 터치로, 그 이상 압력을 가해주면 ‘F’라는 알파벳이 입력된다.
외신들은 애플이 이 특허를 활용, 맥북 터치패드를 없애 전체 기기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 애플은 두께와 화면 인치 수를 줄인 맥북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12인치 맥북도 이전 11인치 맥북 에어(air)보다 실제 크기는 더 작다. 화면 베젤과 기기 자체의 두께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디스플레이 두께는 0.88mm에 불과하다.
최근 내놓은 맥북 시리즈 터치패드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포스터치’가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포스터치는 터치패드를 누르는 힘의 크기에 따라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테크크런치는 “애플은 12인치 맥북 키보드에 독자 개발한 ‘나비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적용했다”며 “이 점을 감안하면 맥북 프로나 일체형PC인 아이맥(iMac)에 적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