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공무원이 국회 등 수도권 출장에 쓰는 돈이 연간 1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과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7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세종시에 위치한 13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이 지출한 출장비용은 총 75억6926만원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정부 서울·과천청사, 여의도 국회 등을 오가는데 지출됐다.
연간 규모로 환산하면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세청과 법제처 등 3단계 중앙부처 이전작업이 완료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출장 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관별로는 국토교통부가 9억712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환경부(8억8815만원), 보건복지부(7억2985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까지 KTX를 이용해 출장을 가는 공무원도 한 달에 5000명이 넘는다. 코레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세종시의 14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5037명이 평일 업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세종시(오송역)에서 서울까지 KTX를 탄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이후 잦은 출장으로 인한 비효율성 문제가 끊이지 않자 정부는 세종 공무원 출장 자제와 영상회의 확대 등을 유도했다.
하지만 서울에 위치한 국회에서 세종청사 공무원에 대면보고를 계속 요구하기 때문에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공무원 역시 주요 현안 설명에서는 대면협의를 선호한다. 국회-세종청사간 영상회의 시스템 예약 건수는 시범운용을 시작한 2013년 8월말부터 지난 4월말까지 41건에 불과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