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협회 통합 또 물건너가…임원·영문약칭 이견 못 좁혀

튜닝협회 통합이 또 무산됐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MO)와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KATIA)가 지난해부터 통합을 논의했지만 임원 구성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단체는 올해 초 통합을 전제로 한 해산을 의결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통합 자체가 무산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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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13일 업계에 따르면 KATMO와 KATIA는 최근까지 튜닝협회 통합을 논의했지만 통합 협회 정관, 임원진 구성, 새 협회 명칭 등을 합의하지 못했다.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해온 태스크포스(TF)도 지난 3월 3차 회의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두 협회는 단기간 내 통합은 어렵다고 보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개별 사업 단위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통합이 무산됨에 따라 KATMO는 튜닝부품인증제 안착에 주력한다. 튜닝부품인증제는 정부 튜닝산업 활성화 정책 핵심으로 성능과 안전성이 인정된 부품에 인증과 마크를 부여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제도다.

KATMO는 지난해 튜닝부품인증제 인증기관으로 지정됐다. 당초 KATIA와 통합을 염두에 두고 통합협회 체제 하에서 인증제를 운용할 계획이었다. 통합 자체가 무산되면서 단독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국내 부품업체 세 곳으로부터 인증 신청을 받기도 했다.

KATMO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태로는 통합이 이뤄져도 운영 상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해 협회 통합보다는 인증제 안착에 주력하기로 했다”며 “튜닝인증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서 튜닝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두 협회 통합 무산에는 임원 선임 문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TF를 운용하면서 양측 회장의 공동회장 선임, 양측 동수 등기이사 선임에까지 합의했다. 이 합의를 토대로 지난 3월 통합을 전제로 한 해산도 의결했다.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통합 논의 과정에서 두 협회 기존 등기이사의 임기 승계 문제 등이 불거졌다. 최대한 빠르게 두 협회 임원이 동반사퇴하고 업계 주도로 협회를 꾸리자는 의견과, 남은 임기를 승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혔다. 국문 명칭은 ‘한국자동차튜닝협회’로 합의했지만, 영문 약칭을 KATMO로 유지하는 문제도 반대에 부딪혔다.

김필수 KATIA 회장은 “영문 약칭 등 당면한 문제를 풀지 못해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은 어렵게 됐다”며 “국토부와 산업부 담당자까지 동석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일괄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KATMO는 국토교통부, KATIA는 산업통상자원부 인가 협회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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