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계 최고경영자(CEO) 눈길이 인도로 향하고 있다. 자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를 맞으면서 인도가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포스트 샤오미’를 기치로 내걸었다. 제반 비용을 줄여 가격 대비 우수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가장 중요한 시장이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6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신흥 엘도라도 인도=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시장은 150여개 스마트폰 제조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프리미엄급에선 삼성 등 글로벌 업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나머지는 마이크로맥스(Micromax) 등 현지 제조사가 대부분이다. 중국의 가장 성공한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조차 지난 4분기 점유율이 4%에 불과했다. 인도 스마트폰 업계 5위였다. 화웨이, 원플러스(Oneplus), 지오니 등 중소 업체도 진입해 있다.
◇포스트 샤오미 누가될까= 이른바 가성비로 승부하려는 중국 기업은 많다.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뿐 아니라 쿨패드(Coolpad), 지오니(Gionee) 등 다크호스도 다수 포진해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중국과 인도 고객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두 국가 소비자는 제품 성능·사양뿐 아니라 가격에도 민감하다. 시장크기도 유사하다. 인도는 올해 1억1100만대, 내년 1억4900만대 스마트폰이 팔릴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 시장에 진입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 전략은 ‘포스트 샤오미’로 요약된다. 핵심은 가격대비 성능 높은 상품이다. 샤오미는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해 유통 비용을 줄이고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판매량을 정해놓는 일명 ‘플래시세일(flash sales)’로 마케팅 효과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쿨패드는 자사 저가 스마트폰인 다젠폰 온라인 판매를 이번 주 개시하고 1년 안에 300만~400만대, 3년 내 1500만개~2000만대 판매목표를 세웠다. 바런 샤르마 쿨패드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브랜드 업체가 800~1000달러 정도에 파는 제품을 우리는 100달러(10만9700원)에 맞춰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스타트업 원플러스는 해외와 내수 매출 비중을 일대일로 맞췄다. 지난해 말 내놓은 자사 플래그십 모델인 원폰(One phone)을 연내 100만개 이상 팔 계획이다.
샤오미는 최근 전 구글 임원 출신이 인도 시장을 겨냥해 특별 제작한 ‘미 포아이 폰(Mi 4i phone)’을 인도 뉴델리에서 공개했다. 경쟁사 제품보다는 비싸지만 현지 6가지 언어를 모두 지원한다. 현지 온라인 스토어도 열었다. 연말까지 100여곳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0년 내 인도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샤오미와 원플러스, 지오니는 현지에 R&D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쿨패드는 올해 인도에 특허를 출원하고 제조 시설을 갖춰 제품을 생산, 판매할 예정이며 샤오미·원플러스 또한 인도 생산 공장을 만든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