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과학, 이번주엔]국내 첫 민간텔레비전 방송국 개국

1956년 5월 12일, 국내 최초의 민간 상업텔레비전 방송국인 대한방송이 개국하고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됐다. 대한방송은 한국RCA(KORCAD)가 설립해 KORCAD-TV라고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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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방송 공개방송 모습.

대한방송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전기·방송회사인 RCA가 합작해 설립됐다. 1959년 개국한 국내 첫 상업 라디오방송국인 부산문화방송보다 3년이나 먼저 개국한 텔레비전 방송국이어서 이례적이다.

대한방송은 5월 12일 개국과 동시에 시험방송을 시작했으며 호출부호 HLKZ-TV, 영상 출력 100W, 채널번호는 9번이었다. 세계에서 15번째 TV 방송국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 태국, 필리핀에 이어 4번째다.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16~24㎞의 제한된 지역에서만 시청이 가능했다. 격일제로 하루 2시간씩 방송하다 11월부터는 주 6회 2시간씩 방송했다.

광고를 내보내는 상업방송국으로 첫 텔레비전 상업광고는 영창산업의 ‘깨지지 않는 유니버샬 레코드’ 였다. 그러나 운영이 계속될수록 적자가 쌓여갔다. 결국 개국 1년 만인 1957년 5월 운영난으로 한국일보 산하 대한방송주식회사(DBC)에 운영권을 넘겨줬다. 또 1959년 2월에는 화재로 사옥 내의 모든 방송 장비가 소실됐고 방송이 중단됐다.

1959년 3월 1일부터 미군방송 AFKN-TV와 미국 공보원(USIS)의 지원으로 매일 30분씩 임시 방송을 내보냈다. 결국 1961년 10월 15일 방송을 중단하고, 채널번호 9번을 포함한 권리를 국영 서울텔레비전방송국(KBS 1TV 전신)으로 넘겼다. 직원들도 대부분 KBS-TV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텔레비전 시대 개막에 힘을 보탰다.

대한방송이 실패한 원인은 시장과 현실에 대한 판단이 빗나갔고, 사고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당시의 낮은 텔레비전 수상기 보급률이 가장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방송 이후 수상기 가격이 내려가면서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수익원인 TV광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다 화재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초의 민간상업방송국이라는 이름만 남기고 사라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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