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와 중소기업’,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답은 이 두 가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좁은 내수에서 벗어나 광활한 해외무대를 향해 중소기업이 활발히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고, 내수와 투자도 살아나는 연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새삼 주목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이다.
지금까지 우리 전자상거래 수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 무역규모 자체가 미미하며,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수출은 2800만달러에 불과해 무역 적자액은 15억1700만달러에 달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에 세계 8강 무역대국 위상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우리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이에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잰걸음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조4710억달러 규모(B2C 기준)에서 2018년에는 2조350억달러로 커져 두 배 가깝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의 강점인 IT와 제품 수출경험에 현지 한류 붐을 결합해 전자상거래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전자상거래 수출은 여러 모로 장점이 많다. 수출기업은 해외 바이어를 만나고 수출 거래처를 뚫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상품만 있다면 온라인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수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에 오히려 적합하다.
중소기업 전자상거래 수출은 지난 중남미 경제외교 순방 때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남미 전자상거래 시장은 소득증가 및 통신기기 보급 확대 등으로 매년 25% 이상 급성장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도 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런 환경은 지리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 중소기업 제품이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전자상거래 유통 플랫폼을 우리 중소기업이 현지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KOTRA는 중남미 각국 전자상거래협회 및 온라인 유통사와 총 6건의 MOU를 교환했다.
남미 7개국에 온라인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리니오(Linio)사는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해 인기가 높을 것 같다. 빨리 입점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할 정도로 현지 반응이 뜨거웠다.
이런 활동이 결실로 이어지려면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전자상거래는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에는 입점 자체가 성공 보증수표가 되지 못한다. 현지 전자상거래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원거리 물류의 문제를 풀어야 하고, 재고관리·지불·반품 및 AS 등 종합 대책이 선행돼야 전자상거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그래서 MOU를 교환한 협회 및 업체를 초청해 벌이는 입점 상담회(5.27~28,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 위크)를 시작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유통 플랫폼의 현지 진출과 물류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 및 유관기관 간 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목표대로 5년 이내에 전자상거래로 중남미 시장에 매년 30억달러씩 수출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전자상거래는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이끄는 지름길이다. 온라인 쇼핑 규모가 매년 20~30%씩 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에 우리 소비재 제품이 진출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어디 그뿐인가. 시공을 초월하는 강점 탓에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라면 지구촌 어디든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를 날개 삼아 해외 판로를 개척하도록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재홍 KOTRA 사장 jkim1573@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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