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여름이면 현대모비스 연구진은 호주로 간다. 꽁꽁 언 겨울을 찾아서다. 우리와 기후가 반대기 때문에 우리 혹서기가 호주 혹한기다.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은 매년 겨울에 맞춰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혹한 지역을 찾는다.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천연 동계 주행장’에서 극한 환경의 주행 성능, 부품 안정성 등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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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험 대상은 제동 및 조향 관련 부품이다. 최대 1미터 두께로 언 빙판과 스노트랙은 이들 부품의 극한 성능을 시험하기에 최적이다. 동계시험장은 제동 관련 제품이 양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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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품 신뢰성 테스트도 주요 시험 항목이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은 물론이고,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차선이탈방지장치(LKAS) 등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대상이다. 기계적 부품보다 온도에 더 민감한 탓에 동계 시험이 필수다. 자동차 부품 안정성은 탑승자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능뿐만 아니라 작동 안정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다. 극한 환경에서 시험이 필수인 이유다.
스웨덴 아르예플로그, 뉴질랜드 와나카, 미국 미시간주 라코, 중국 헤이룰장성 흑하가 대표적 동계시험장이다. 특히 중국 흑하는 최근 동계 시험 메카로 부상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 저렴한 시설 유지비, 영하 42도까지 내려가는 혹한 환경이 요인이다. 현대모비스는 물론이고 코티넨탈, TRW 등 선진 부품사도 이곳에 동계시험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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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매년 1~3월까지 흑하 동계시험장에서 전자식제동장치(MEB),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 긴급자동제동시스템(AEB),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등 핵심 부품 성능을 검증한다.
동계 시험에서는 ‘트랙’과 함께 ‘드라이버’의 역량도 중요하다. 스노트랙, 빙판길에서 시험차 극한 주행이 요구된다. 연구원은 이를 뒷받침할 고난도 운전 실력을 갖춰야 한다. 시험을 진행할 연구원 역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두 차례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는 배경이다. 실차 주행평가를 담당하는 연구원이 대상이다. 장애물이 간격 별로 설치된 코스를 안전하게 통과하는 슬라럼 주행, S자 및 8자·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짐카나 주행 등을 실시한다. 고난도 운전 기술을 배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연구원 130여명이 과정을 수료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