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8일 국무총리 직무대행으로서 내놓은 첫 메시지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총리 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최 부총리는 전날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공식 사퇴하면서 총리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날 국무회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중남미 순방 후 건강이 좋지 않아 최 부총리가 주재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총리까지 사임하면서 국정 공백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기존 경제활성화 책무 외에 총리 대행까지 맡은 최 부총리 역할과 부담이 커졌다.
최 부총리는 “이 총리 사임으로 국무총리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며 국무회의를 시작했다. 그는 “지금 국정이 상당히 엄중한 상황에서 총리가 없기 때문에 여러 국무위원이 합심해 대통령을 잘 보좌해 국정 운영에 차질없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 사임 후 핵심 국정과제 추진 작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이다.
공직기강 확립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모든 공직자는 흐트러짐없는 근무태세를 유지해 흔들림없는 국정 운영이 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국무위원에게도 주요 국정과제와 경제활성화 등 당면 업무 추진은 물론 현안 대응과 안전관리에 빈틈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민생 관련 법안 4월 임시국회 통과와 공무원연금 개혁에 힘써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짧게는 한달, 길게는 두세달까지 총리 직무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현 정부 인사검증을 감안하면 후임 총리 인선이 단기간에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절차 역시 만만치 않다.
관가에서는 총리 대행체제가 장기화하면 최 부총리 메시지와 관계없이 일부 국정과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무대행인 최 부총리가 100% 총리 역할과 권한을 행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탓이다. 무엇보다 후임 총리가 빨리 취임해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제부총리가 총리 직무를 대행하는 것은 2000년대 들어 다섯번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박태준 총리가 부동산 명의신탁 파문으로 조기퇴진한 2000년과 고건 총리가 사퇴했던 2004년 두 번이나 직무를 대행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