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사업자와 금융사, 정부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최적의 공간입니다. IT와 금융의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산파역을 톡톡히 해 낼 것입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핀테크 지원센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위치해 있다. 디캠프나 마루180과 같은 벤처기업 육성 센터와 비슷한 개방형 상담실이 자리 잡고 있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의 현장 접점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탄생한 공간이다.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 관계자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애로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핀테크 지원센터에 상주해 있는 상담 인원은 5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 1명, 시중 은행 핀테크 육성 실무 담당자 1명, 카드사 1명, 보증기금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자금지원 관계자 1명, 법무부 법무 담당관 1명이 상담자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우정사업본부, 기업은행 7개 은행과 비씨, 국민, 신한 삼성카드 4개 카드가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다른 카드사도 핀테크 지원센터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 30일 센터 개소 이후 18영업일 동안 약 35건 상담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루에 약 2건의 상담이 이뤄진 셈이다.
단순한 핀테크 기술 상담이 아니라 사업화를 염두에 둔 컨설팅이어서 금융사와 당국, 법무 관계자와의 상담이 이뤄지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핀테크 지원센터 이후 본격적인 홍보활동을 벌인 적이 없었음에도 하루 2~3건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며 “10~20분 내외의 간단한 상담이 아니라 두 시간 이상 사업화를 염두에 둔 비즈니스 미팅이기 때문에 하루에 약 3건 정도 상담이 적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핀테크 지원센터에는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 관계자가 순번을 정해 출근한다. 언제 어떤 은행, 카드사의 핀테크 담당자가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지는 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지원센터 옆 ‘파이낸스존’에서는 법률상담, 금융상담, 특허상담이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는 ‘데모데이’다. 데모데이 전까지는 개별적으로 금융사와 상담 기업 간 사업화를 염두에 둔 협업이 불가능하다. 개별적인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한 ‘비밀서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핀테크 지원센터 관계자는 “금융사가 돌아가면서 상주해 있기 때문에 우연히 좋은 기술을 가져온 벤처 기업을 본인이 상담했다 하더라도 형평성 차원에서 독자 사업화 추진을 막기로 합의했다”며 “데모데이에서 공개 기술 발표를 가진 이후에는 개별 사업진행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데모데이는 지금까지 상담을 받았던 기업들 중 선발해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심사 하에 진행되는 ‘공개오디션’이다.
핀테크 지원센터의 금융 당국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홍보 활동과 함께 공식 홈페이지도 열 계획”이라며 “향후 금융사가 더 합류하고 데모데이까지 성황리에 마친 후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와 협업으로 실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