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아베노믹스를 보는 일본 국민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것과 달리 실제 체감경기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달 초 실시한 조사에는 아베 정권 지지율이 올 초 53%보다 소폭 반등하며 5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 국민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76%가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감한다는 의견은 19%였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취임 이후 경기부양책을 향한 일본 국민의 강력한 지지 덕에 아베노믹스 추진 동력을 얻었다. 지난 2013년 3월 닛케이신문이 실시한 아베 총리 국정 지지도는 70%에 육박했다. 지지도가 높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일본 재정안정을 위한 소비세 인상안을 들고 나오며 여론은 등을 돌렸다.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한 일본 경기가 소비세 인상 이후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2013년 9월 교도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61.8%로 낮아졌다.
실제로 소비세 인상이 실시된 지난해 4월부터 일본 내수 시장은 경색됐다. 소비세 인상 전에 이뤄졌던 사재기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작년 7월 요미우리신문에서 실시한 지지율 조사 결과는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자위대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에 따른 여파까지 더해져 48%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에서는 최근 닛케이평균주가 상승과 일본 기업 임금인상 등 여파로 향후 조금씩 일본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살아날 것으로 본다. 이에 아베노믹스에 대한 일본 국민 평가도 상승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중반이나 말께에는 아베 정권 지지도가 정권 초기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