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국가 디지털 메타전략의 필요성

Photo Image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6 출시로 인해 축소됐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중심산업인 정보통신산업(ICT)이 활발하게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최근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디지털 기술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어떤 신기술이 출현할지, 어떤 와해기술이 나타나 기존기술을 시장에서 몰아낼지 등 디지털 기술의 미래는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의 형세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장 계산적이고 과학적인 디지털 분야가 산업 관점에서는 가장 미래를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사실은 매우 역설적이다.

디지털 기술은 현재 대표적 기술공급 기제가 작동하는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익은 경제사회적 맥락과 연계될 때 극대화된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같은 기술들이 최근 가치가 큰 기술로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대한민국의 디지털 기술은 부품 공급기지 기능이 극대화된 형태다. 따라서 주어진 경로를 달리는 기차와 같이 경기부침에 따라 경제적 실적이 유동적이게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공급기지 기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먹거리를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디지털 원천기술 개발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매우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미래의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 사회와 연계해 출현할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원천기술의 탐색과 함께 미래 디지털 사회 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사회를 연계해 미래를 예측하고 국가전략을 구상하는 싱크탱크와 국가 대전략이 없다. 또 현재 디지털 사회의 병폐 중의 하나인 청소년의 게임 중독현상의 해결책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사회를 연계하는 접근이 매우 제한돼 있는 실정인 것이다.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책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미래 디지털 대전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기관의 임무를 중심으로 해 분산 운영되고 있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인류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 디지털 사회와 우리의 문화와 유전자에 걸맞은 디지털 사회와 이와 연계된 디지털 기술을 제안하는 국가 차원의 대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도가 구시대적 접근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비교우위를 갖는 분야에서 미래를 향한 지혜를 모으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분산된 역량을 새로운 형태의 가치로 창출하는 것이다.

아울러 관이 아닌 민간이 주역이 되는 새로운 의사결정 구조와 과정을 통해 국가 디지털 메타전략이 만들어지고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설정책연구소장 jjlee@kofst.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