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패권 다툼 격화...한·중·미 원료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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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주요 생산 국가 간 패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한국·미국·중동·중국 기업은 석유·가스·석탄 등 각기 다른 원료로 원가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상황은 엎치락 뒤치락이다. 값싼 가스로 주도권을 잡은 중동시대가 저물자 저유가에 힘입어 나프타를 기반으로 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이 기지개를 폈다. 여기에 셰일가스를 무기로 재기를 노리는 미국과 저가 석탄을 원료로 석유화학 산업을 키우는 중국 영향력이 비등했다. 석유화학시장 원료 전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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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증권

◇한·중·미 삼국지…나프타 시대 다시오나

글로벌 석유화학 주요 생산거점은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기반으로한 아시아 지역과 에탄올 원료를 쓰는 미국과 중동, 석탄을 원료로 하는 중국으로 크게 나뉜다.

석유화학시장 주도권은 지금까지 누가 값싼 연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렸다. 미국은 1990년대 저가 천연가스로 패권을 잡았다. 2000년대 중동이 역시 가스를 기반으로 에탄 공정을 늘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석유화학기업은 최근 중동, 중국 기업 공세로 열세에 몰렸지만 최근 경쟁력을 회복 중이다. 저유가로 인해 셰일가스 가격경쟁력이 약해진 대신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제품 정보기관 플래츠 기준 나프타 가격은 4월 첫주 톤당 511달러로 지난해 평균인 893달러보다 40%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석유제품 나프타 가격이 하락한 결과다. 반면에 주요 석화 제품 가격은 계절적 수요로 강세를 지속하며 한국과 아시아 화학업계는 저유가 특수를 누렸다.

반면에 북미 셰일가스와 중동 에탄 경쟁력은 약화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기준으로 에탄 원가는 20%, 북미 셰일가스는 40% 수준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중동에서 발전용 수요 증가로 석화 원료용 LNG 공급량이 달리고, 셰일가스 채굴이 줄어 가격경쟁력 격차는 크게 좁혀진 상태다.

◇유가 상승하면 미·중기업 등살 이겨내기 힘들어

나프타 경쟁력은 국제유가 추이에 좌지우지된다. 국제유가가 상승해 지난해 초반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돌아가면 한국 석화업계는 다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북미 지역 석화기업은 셰일가스 기반 LNG·LPG로, 중국은 가격경쟁력이 가장 우수한 석탄으로 제품 생산을 늘릴 기회를 맞는다.

셰일가스 가격 상승으로 원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북미 지역 석화기업이 2016년 이후 대규모 에틸렌 크래커 증설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은 올해까지 예정된 에틸렌 증설 물량 가운데 석탄 베이스 공법 비중이 93%에 달한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도 2017년까지 예정된 증설물량 절반가량이 석탄 원료다.

나프타 기반 한국 석화업계가 단기간 내 원료 다변화를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2% 관세가 부과되면서 업계는 유가 상승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은 원료 다변화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위기를 뚫어야할 처지다.

SK종합화학은 촉매·공정·제품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확보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LG화학은 우리나라에서 독자 생산하는 고흡수성 수지(SAP) 같은 특수제품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탄 기반 석화 공정은 프로필렌, 부타디엔계열 제품 생산에 한계가 따르지만 유가 상승시 우리 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원료 다변화가 쉽지 않은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정부 지원과 함께 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패권 흐름

석유화학 패권 다툼 격화...한·중·미 원료 삼국지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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