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기변 장려금 대폭 상향..."무의미한 가입자 뺏기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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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이달부터 판매장려금(리베이트) 차등지급을 없앴다. 기기변경에는 ‘쥐꼬리’ 장려금을 주면서 번호이동에는 과한 장려금을 지급하던 관행을 철폐한 것이다.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 단독 제재 이후 ‘무의미한 점유율 경쟁을 버리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한 셈이다. 1위 사업자가 리베이트 차등지급을 멈추면서 음성적 보조금으로 가입자를 뺏어 오던 경쟁 패러다임이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달 1일부터 기기변경 장려금 정책을 큰 폭으로 변경했다.

일선 유통점에 실제로 내려간 정책을 살펴보면 기기변경에 지원되는 장려금은 69요금제 기준 최고 22만원까지 올랐다. 직전 장려금이 11만원 안팎이었으니 두 배 오른 셈이다. 이는 번호이동 장려금과 불과 3만~4만원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69요금제 이하에서도 4만~6만원이 올랐다. 69요금제는 저가와 고가요금제를 나누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이통사 변경)은 장려금이 오히려 줄었다. 지난 2월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2월 초엔 신규와 번호이동에 22만원, 기기변경엔 7만원의 장려금이 책정됐다.

불과 두 달여 만에 기기변경과 신규·번호이동 간 차별이 사실상 없어진 것이다. 시장은 즉각 “얼어붙은 기변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환영했다. 실제로 지난달 일 평균 30%대에 머물러있던 기기변경 비중은 이달 들어 51.%로 크게 증가했다.

변화는 지난달 말 SK텔레콤 시장점유율 50%가 붕괴되면서 일어났다. 당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이 여전히 소모적 시장점유율 경쟁에 매몰돼 있다’며 무의미한 경쟁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판매장려금 문제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신규모집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무의미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대로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장려금 차별을 사실상 없애면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서비스 품질 경쟁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에 혜택이 집중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기기변경 장려금을 상향조정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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