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아직은 버거운 `기술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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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가운데 대구은행이 가장 우수한 기술금융 대출 실적을 보인 반면 제주은행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각 지방은행 특수성을 감안한 기술금융 대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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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기술금융 은행별 기술신용대출 실적에 따르면 2015년 2월말 기준으로 대구은행이 482건으로 가장 활발하게 기술금융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은행은 단 4건의 기술금융대출을 진행했다.

대구은행 다음으로 부산, 경남, 광주, 전북은행이 뒤를 이었다. 대출 누적액도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각각 2563억원, 2629억원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대출건은 대구은행이 부산은행에 비해 100여건 많았다.

대구은행 창조기술금융팀은 “올해 대구은행의 연중 계획 중 하나도 타행대비 선도적으로 기술금융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대구은행이 기술금융 대출 승인건수가 많은 이유는 작은 규모의 기술기업에 대한 기술기반 대출을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여신기업부 관계자는 “부산은행은 비교적 큰 규모의 기술금융 대출을 진행하고 있어 대출 건수는 다소 적지만 대출액은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지역별 중소기업 사업체수 현황 자료(2013년 기준)에 따르면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의 중소기업 수는 부산이 25만6022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남, 대구, 전북, 광주 제주 순이다.

지역별 기술기반 중소기업의 수를 고려해 기술금융 대출수를 따져 봐도 대구은행이 가장 많은 기술금융 대출을 유치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계청 중소기업체 자료만 갖고 어떤 지역에서 기술금융 수혜 기업이 많이 분포돼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각 지방에 어떤 분야의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지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정도로만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산업이 특화돼 있는 제주은행의 특수성을 제외하면 전북, 광주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 저조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전북지역은 2013년 기준으로 전국대비 지역내 총생산 비중이 2.9%, 총 사업체는 3.8%뿐”이라며 “좋은 기술금융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도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 기술기업업체가 현저히 적다보니 기술금융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당국의 기술금융 드라이브 기조에 맞춰 대출실적을 올리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녹록치 않다고 지적한다.

경상도에 위치한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부산, 울산, 경남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밀집 지역인데 최근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술금융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새롭게 사업을 펼쳐야 하는데 사양 산업이 지역 산업을 지배하다 보니 기술금융이 크게 확산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업지역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을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도 무리”라며 “지방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술금융을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료 : 통계청, 은행연합회

지방은행, 아직은 버거운 `기술금융`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