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가 올해 1분기 모두 흑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 타결로 원유공급량이 늘면 2분기 수익성은 다시 불투명해진다.
5일 정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길게는 2년 가까이 적자를 이어온 정유사 3곳이 이번 1분기 정유사업 부문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현대오일뱅크를 합치면 모두 흑자를 내게되는 셈이다.
유진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이 정유사업에서 1분기 980억원, 올해 전체로는 34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정유사업에서 1조원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미래에셋도 에쓰오일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올해 전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예측이 나오는 것은 국제유가 하락이 진정 국면에 들어갔고 정제 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기준가인 두바이 현물가는 올해 1분기 배럴당 42.5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3월 초 59.58달러로 상승했다.
지난해 정유사를 괴롭힌 재고평가손실도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정제마진은 급등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구입해 석유제품으로 판매할 때 붙는 이익이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월 첫 째주 배럴당 9.4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8월 3.6달러를 기록한 뒤 줄곧 5~6달러대에 머물다 올해 들어 급등했다. 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복합정제마진 기준 5달러선이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3사는 지난 2013년부터 정유사업 적자를 이어왔다. 정유사업은 정유사 영업이익 60% 이상을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3년 3분기부터 지난해까지 한 분기만 빼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정유사업 영업손실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GS칼텍스는 5분기, 에쓰오일은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다. 정유4사 중 현대오일뱅크만 유일하게 10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총 정제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재고관리를 잘한 덕에 흑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공급이 갑작스럽게 실적회복은 1~2분기 단기 축제로 끝날 공산이 크다. 다시 적자행진 돌입이 불가피할수도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영향을 주는 몇몇 지표가 개선됐지만 이 기조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안갯속”이라며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진다면 수익내기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정유4사 영업 현황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