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가 늘어나도 고민이다. 우리 수출과 수입이 올 들어 석 달 연속 뒷걸음질쳤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덕에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계속되는 수출 감소세가 불안하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한 470억달러와 15.3% 줄어든 386억달러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최근 유가하락으로 인해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수출과 수입 모두 전년 대비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입이 수출 감소폭을 크게 웃돌아 월간 무역수지는 개선됐다. 3월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인 84억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2월(77억1000만달러)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무역흑자가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 아니어서 빛이 바랬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된 유가하락과 주요 수출품목 경쟁심화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졌다.
3월 석유제품과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38.7%, 24.8%씩 떨어졌다. 55인치 UHD TV 판매가는 지난해 6월 2098달러에서 같은해 10월 1798달러로 내려갔다.
정부는 수출 감소세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세계 교역 증가율이 주춤한 가운데 오히려 우리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세계 수출은 10.4% 줄었지만 우리 수출은 0.9% 감소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주요 국가 수출이 모두 감소하면서 4분기 기준 우리나라 수출 순위는 기존 7위에서 6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 2월에 이어 3월에도 유가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했으나 수출물량과 수출기업 채산성 등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최근 수출 감소세가 계속돼 단기 수출 촉진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르면 다음주 발표한다. 대책은 △중국 내수시장 진출 확대 △수출선 전환 지원 △중소중견기업 수출 역량 강화 △수출유망품목 마케팅 강화 등을 담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