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주문은 쉽게, 취소는 어렵게…술은 미성년자도?

#A씨는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했지만 도착까지 1시간이 걸린다는 문자를 받았다. 주문을 취소하기 위해 가게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멘트만 나왔다. 10분 만에 전화 연결이 돼 주문을 취소하겠다고 말하자 가게 점원은 “이미 조리에 들어갔다”며 “취소가 안 된다”고 말했다.

#B씨는 배달앱으로 중식을 주문하고 카드로 결제했다. 하지만 내역이 나오지 않아 결제 여부를 확인하고 다시 결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해 결국 배달원에게 현금을 지불했다. B씨는 나중에 시스템 오류로 이중 결제가 됐음을 알고 배달앱 업체에 연락했지만 “카드사와 알아서 해결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7개 배달앱 서비스 소비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취소·환불, 미성년자 이용 제한 등에서 소비자 보호가 미흡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당 배달앱은 배달의 민족·요기요·배달통·배달이오·배달114·메뉴박스·배달365다.

7개 업체 모두 앱 화면에 이용약관을 게시했지만 취소·환불 규정은 배달365,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4개 업체만 명시했다. 배달앱 서비스는 주문이 손쉬운 반면 취소가 복잡함에도 취소·환불 관련 규정을 고시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이용약관에 ‘미성년자 이용 제한 조항’이 있는 배달앱은 7개 중 3개(배달365, 요기요, 배달통)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실제로는 미성년자 가입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주류 등 청소년보호법상 금지하는 유해음식 주문 제한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성인광고 역시 미성년자 대상 발송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요기요 측은 “우리는 메뉴에 주류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물론이고 성인도 술을 주문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7개 업체는 모두 ‘회원 간 또는 회원과 제3자 상호간 본 서비스를 매개로 한 거래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운용했다. ‘회원 게시물에 대한 신뢰도 및 정확성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했다.

배달 음식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지만 법적 제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산물 원산지표시법상 통신판매업자는 사이트에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했지만, 배달앱 서비스는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돼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다.

이 밖에 가맹점은 주문 1건당 2.5~12.5%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수료와 별도로 월 3만~5만원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가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